10년 만에 돌아온 대지진의 '여진'..한반도에 영향은?
지난 13일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다음 달 11일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10년 되는 날인데요.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에 비슷한 곳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입니다.
■ 쓰나미 없었지만, 강한 진동에 150여 명 부상
진앙은 일본 미야기현(혼슈) 센다이 남동쪽 103km 해역입니다.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곳보다 약 100km 정도 해안에 근접한 곳입니다.
진앙과 가까운 동일본 지역에서는 또다시 큰 진동이 감지됐습니다.
후쿠시마와 미야기현에서는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는데, 이 정도면 고정돼 있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움직이거나 쓰러지고, 내진성이 낮은 목조건물은 기울어지거나 쓰러질 수 있는 수준입니다.
또 땅이 크게 갈라지거나 지면이 꺼지고, 산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규모와 해안가에서 떨어진 거리에 비해 내륙 지역까지 상당히 큰 진동이 전달됐다고 분석했는데요. 실제 이번 지진으로 150여 명이 다치고, 90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설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고속철도 신칸센은 철로의 전신주가 휘어 정상화에 열흘 안팎이 걸릴 걸로 예상됐고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의 물이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쓰나미(지진해일)는 없었습니다.
이호준 KBS 재난방송전문위원(KIT 밸리 지진해일 전문위원)은 "이번 지진의 경우 진원 깊이가 50km보다 깊어 규모가 컸지만,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위원은 "다만, 큰 진동이 전달된 동일본 지역에 오늘 많은 비가 예보돼 있어 산사태 등 붕괴 위험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 동일본 대지진 10년 만에 '여진'이 가능?
이번 지진의 원인에 대해 일본 기상청은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본진이 발생한 지 10년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규모 7이 넘는 여진이 발생했다는 얘기인데요. 국내 전문가들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홍태경 KBS 재난방송전문위원(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은 “이번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단층면에서 발생했을 뿐 아니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증가한 지진 발생 빈도가 아직 동일본 대지진 전 상태까지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발생 가능한 여진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홍 교수는 "실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과 같이 큰 지진의 효과는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그 효과가 지속된다"라면서 "2004년 12월 26일 규모 9.1의 인도양 수마트라 대지진의 효과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비슷한 규모 여진 잇따를 수도…한반도 영향은?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간 비슷한 규모의 여진이 있을 거로 내다봤는데요. 실제로 어제(14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선 또다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을 유발하는 '전진(前震)'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본진 발생 전 규모 6~7의 전진이 잇따른 바 있어 일본 내에서는 이번 지진 역시 더 큰 지진의 전진이 아닐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수평 방향으로 400km, 수직 방향으로 300km의 넓은 단층면이 찢어지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응력(지진 스트레스)이 충분히 해소됐기 때문에 이 단층면에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당시 한반도가 1~5cm가량 일본 쪽으로 끌려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때문에 한반도 지질 환경이 불안정해져 일시적으로 지진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 지진의 경우 한반도 영향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한반도와 지진 발생 지점의 거리가 충분히 멀어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국내 지진 활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작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정훈 기자 (skycl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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