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 세대별 新명절증후군
[스포츠경향]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올 설 연휴에도 고향을 찾지 않고 집에서 보낸 ‘홈설족’들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명절에는 음식준비나 상차림, 장거리 이동 등으로 명절증후군이 나타나기 쉬운데, 집에서 보낸 설 풍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30남성 ‘통풍’
명절이 끝나면 가족·친지들과 연휴 동안 기름진 음식과 술을 즐겼다가 통풍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지곤 한다. 하지만 이번 설 명절처럼 집콕을 했어도 통풍 발병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홈바, 홈포차를 꾸며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 마음 편하게 즐기는 술자리는 평소보다 과음, 과식을 하기 쉬워 통풍에 악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통풍은 퓨린이라는 단백질이 몸속에서 요산 결정체를 생성하며 관절 주위를 자극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기름진 육류와 술을 함께 즐길 때 증세를 일으키기 쉽다.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어려운 통풍은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돼 관절 변형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비만이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콩팥 기능이 저하된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 중 음주 이후 엄지발가락에 급작스러운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바로 찾는 것이 좋다.
■4050여성 ‘무릎관절 손상’
매년 명절마다 음식 준비, 집안 청소 등 과도한 가사노동에 시달렸던 주부들에게 집콕 명절도 썩 편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온종일 가족들과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요리, 청소, 빨래, 육아 등의 가사일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부들의 가사노동은 무릎관절 건강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아이 돌보고, 재료를 다듬고, 걸레질을 하는 등 집안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쪼그린 자세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려 쪼그려 앉았을 때 무릎 관절이 받는 하중은 몸무게의 무려 7배에 달하게 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이 적은데다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를 겪으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어 각종 무릎관절 질환에 취약해진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설 명절 이후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무릎통증은 관절질환을 의심해보고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무릎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이미 연골손상이 진행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6070 노년층, ‘허리 삐끗’
명절 연휴 동안 집에서 손주들을 대신 돌봤던 6070 노년층은 허리 건강을 체크해봐야 한다. 이미 평소에도 손주를 돌보는 황혼육아 중인 할머니,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손주를 안거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자칫 요통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주를 안을 때 보통 아이 체중의 10~15배에 달하는 하중이 허리에 가해지는데, 이때 자칫 허리를 삐끗하면서 ‘급성 요추부 염좌’가 올 수 있고 심한 경우 허리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허리를 일시적으로 삐끗했을 경우 휴식을 취하며 냉찜질을 해주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있을 때 묵직한 느낌이 있다면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허리 디스크는 운동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해도 통증이 계속돼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신경성형술이나 척추내시경 수술 등을 고려해볼 만하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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