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센터장이 동학개미에게.."금리 상승 속도에 주목" [코스피 3000시대 릴레이 인터뷰]

김범수 2021. 2. 15. 1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① 신임 센터장 오태동·이승우의 '코스피 3000시대'
코스피 3000시대.. 주식시장 장밋빛 기류
1970년대생 베테랑 센터장 2인 증시 진단
유망 종목 3픽.."삼전·현대모비스·삼성SDI"
"주식, 투기 아닌 노후 위한 자산임을 명심"
지난 1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기념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초 코스피가 3000시대를 열면서 주식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넘친다. 코스피가 ‘2000’에서 ‘3000’으로 앞자리 숫자가 바뀐 건 2007년 7월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부양책과 그로 인한 유동성, ‘동학개미’로 불리는 똑똑한 개인투자자가 한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 ‘촉’이 빠른 애널리스트가 모인 리서치센터. 이 곳의 센터장들은 최근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세계일보는 주요 증권사 센터장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코스피 3000시대’를 짚어봤다. 우선 올해 새로 리서치센터장을 맡은 오태동 NH투자증권 센터장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1970년대생 ‘40대 센터장’들의 진단이다.
 
Q.코스피는 급상승인데 실물경제는 회복세가 더디다. 최근 한국 증시 과열인가

A:(오 센터장)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이 14배를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유례없는 저금리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크다. 할인율이 낮아짐에 따라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주요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대감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국 정부들은 향후 수년간의 친환경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주식시장은 이에 힘입어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 주식의 가치를 선 반영해 끌어올렸다. 이러한 기업들의 경우 가시적인 실적 수준에 비해 기업의 주가가 더 많이 올라있다는 점에서 증시 과열을 걱정할 만한 상황은 맞다. 다만, 정부의 투자 계획이 실제 구체화된다면 이를 어디까지 반영해야 적정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 일부 과열 징후가 있으나 버블이 더 커질 수 있는 국면이라는 판단이다.

A:(이 센터장)한국 증시만이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과열이라 생각된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가 88조달러인데, 세계 주식시장 시총은 110조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과열된 증시가 바로 식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저금리 상태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풀린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Q.요즘은 공부하는 동학개미들이 많다. 예전의 개인투자자와는 다르다. 최근 개인투자자 비중의 확대 현상이 갖는 주식시장의 함의는 뭔가

A:(오 센터장)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는 노후대비 포트폴리오다. 현 세대는 30~60세에 발생하는 소득으로 생계 및 자녀교육뿐만 아니라 노후까지 대비해야 하는 세대다. 노동소득과 저축에서 발생하는 자본소득도 함께 추구해야 안정적인 노후준비가 가능하다. 주식은 여타 금융자산보다 장기 기대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노후대비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최근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재테크 관점에서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주식을 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장기적인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된다면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변동성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그렇지만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것)’에 나선 동학개미도 많다. 
A:(오 센터장)노후대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본인 스스로의 노후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자본시장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에 유입된 모든 개인투자자들이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3월 이후 주식시장이 단기에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투기성 자금 또한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 투기적 관점으로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주식시장이 상승하고 낙관론이 팽배한 시기에 유입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게 된다. 시장이 하락장으로 접어들기 전에 이들이 더 높은 가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경우, 주가가 너무 높을 때 주식시장에 진입한 후 조정기에 버티지 못하고 주식을 팔고 나가 긴 기간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급여 등 고정적인 현금흐름 하에서 무리없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내로 부채를 일으켜야 한다. 우량주나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이 센터장)현재 주가 레벨에서 빚투는 적절하지 않다. 

Q.앞으로 유동성이 줄어들 때를 대비해 ‘동학개미’에게 조언을 해달라

A:(오 센터장)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이 한 번에 큰 돈을 벌기 위한 투기수단이 아니라, 노후준비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여유자금을 쌓아나가는 자산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개별종목이나 매매 시점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려 하기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투자 방식이 어렵다면 간접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적절하다.
A:(이 센터장) 지금 주가 수준이 싸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상당히 리스크가 높아 보이는 단계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시장 금리의 상승속도다. 향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여 시장 금리는 추세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리 상승 속도가 경기회복을 상회하는 구간에 돌입하면 주가는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Q. 동학개미들은 공매도 재개를 반대하는데
A:(오 센터장) 주식시장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다. ①기업 자본조달 ②발행된 주식의 시장성과 환금성을 높여 투자 촉진 ③자유경쟁을 통해 적정한 가격 형성. 공매도는 이 중 ‘적정한 가격 형성’과 관련이 있다. 주가가 적정한 가격에 비해 너무 낮게 거래되면 가치투자자들이 이를 집중 매수하여 가격을 공정한 수준으로 수렴시킨다. 반면, 주가가 적정한 가격에 비해 너무 높게 거래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이를 매도하여 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수렴시킨다. 공매도 제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주가가 적정가격에 수렴하는 ‘자정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허용 범위 차별’ 등의 제도 개선은 필요할 수 있다.
A:(이 센터장)개인들의 분노는 이해한다. 그러나, 공매도 자체가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 못지 않게 순기능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공매도가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점에서 결국 시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문제는 공매도 전산화가 안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전산화가 이루어지면 공매도의 투명성이 개선될 것이고, 2018년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사태 등도 방지할 수 있다. 전세계 주요국에서 공매도 전산화가 안된 나라는 한국과 대만 뿐이다. 금융 당국이 전산화에 대한 솔루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Q. 동학개미에게 조언하는 투자 전략. 한 가지만 꼽는다면

A:(오센터장)2021년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는 유효한 만큼 경기방어주보다는 경기민감주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민감형 가치주인 반도체, 자동차 업종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또한 글로벌 주요국 정부들이 친환경 분야에 대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차전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센터장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Q.올해 동학개미를 위한 유망 종목은

A:(오 센터장)삼성전자, 현대모비스, 삼성SDI

A:(이 센터장) 유망섹터는 언택트, 반도체, 모빌리티, 그린인더스트리. 추천 종목은 카카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두산퓨얼셀

김범수 기자 sway@segy.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