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 65만명 중 27만명만..접종계획 차질 우려

이헌일 2021. 2. 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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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보류하면서 향후 접종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뉴시스

65세 이상 보류키로…"집단면역 목표 큰 영향 없을 것"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방역당국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보류하면서 향후 접종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당초 1분기 안에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65만 명의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중 27만여 명만 맞을 수 있게 돼 전체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15일 오후 코로나19 예방접종 브리핑에서 "추진단은 우선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고령층 집단 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할 것"이라며 "만 65세 이상 연령층은 백신의 유효성 추가 임상정보를 확인한 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허가를 내주면서 대상을 65세 이상을 포함한 18세 이상으로 하되 사용상 주의사항에 65세 이상 고령자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기재사항을 추가하는 조건을 달았다.

정 단장은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백신 효능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 입증이 부족하고, 식약처 품목허가 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사용 상 주의사항에 기재하도록 했다"며 "코로나19 예방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고령층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뜨려 접종률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류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예방접종 백신 분야 전문가자문단회의를 개최를 하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에서도 논의가 됐다"며 "두 회의 모두에서 65세 이상 접종하는 것과 또 65세 이상 접종을 조금 더 근거 자료가 확인될 때까지 접종을 기다리자고 하는 의견이 제시됐고, 찬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보류하면서 향후 접종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020년 6월 12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추가 임상정보 확인 시기는 3월 말 이후로 예상돼 65세 이상의 접종은 2분기로 밀리게 됐다. 정 단장은 "미국에서 지금 진행되는 임상시험에 상당수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임상시험 결과 (제출)에 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분기에는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중 만 65세 미만 약 27만 2000여 명, 보건의료인 35만여 명,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인 7만8000여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코로나19 의료진, 감염병전담병원 등 약 5만5000여 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모두 75만7000여 명이다.

당국은 당초 1분기 안에 요양병원‧시설 인원 접종을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령자가 많은 시설 특성 상 실제로는 이 중 40% 가량만 접종이 가능하게 돼 계획에 차질 가능성이 커졌다.

질병관리청 추계에 따르면 전국 요양병원‧시설 인원은 입소자 37만3900여 명, 종사자 27만4800여 명 등 64만88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65세 미만은 27만2000여 명으로 41%에 불과하다. 특히 종사자 중에서는 83%가 65세 미만인 반면 입소자 중 65세 미만은 12%에 그친다.

방역당국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보류하면서 향후 접종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9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의훈련에서 조제간호사가 클린벤치를 이용해 주사를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당국은 당초 1분기 65세 이상에게 접종하려던 물량을 후순위 접종대상자에게 돌리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1분기 접종 인원은 당초 계획보다 37만6724명이 줄어들게 됐다. 특히 시설 특성 상 이 중 대다수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감염병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 단장은 "국내유행상황 등을 고려해 백신 접종에 따른 이득 등을 감안해 판단을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행상황과 백신 접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판단하겠다"며 "우선접종 대상자를 조정해서 접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고, 고령층도 2분기에 공급될 예정인 다른 종류의 백신들도 대안으로 같이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65세 이상 입소자, 종사자 접종을 미루게 돼 방역당국 입장에서도 굉장히 안타깝다"며 "다만 현재 요양병원‧시설의 집단발병을 보면 장기입원하거나 입소하신 분들보다는 지역사회에서 생활하시는 종사자를 통해서 시설이나 병원으로 감염이 유입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일단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해 감염이 유입되지 않게끔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한 수준으로 접종을 마친다는 목표도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정 단장은 "2, 3월 접종계획을 일부 조정한 것이 11월 집단면역 형성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접종의 순서가 일부 변경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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