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금 토론 무산 국힘까지 가세..'아름다운 경선' 물건너 가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1차 단일화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첫 TV토론이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까지 안 대표 비판에 가세하며 순항할 것처럼 보였던 '제3지대 야권 단일화'가 암초를 만났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보다 거침없는 표현을 내놨다. 이 사무총장은 전날 금 전 의원이 안 대표를 겨냥해 "사회자가 질문하면 외워온 것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상식 이하의 표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무총장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질문지와 답을 외워서 하는 낮은 수준의 토론이 어떻게 가능하냐"면서 "질문 정해 달달 외워서 답변하는 토론을 우리가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런 토론을 할 수 없고 국민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부적인 주제를 정한 다음에 한쪽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토론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중간 매개 역할을 사회자가 해야 하는 거고, 우리는 지극히 일반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토론 무산의 결정적 이유는 방송시설 이용 토론을 1회밖에 못한다고 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연락 때문"이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1회라면 국민의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정상적이라면 예비경선보다 본경선 때 하는 게 관심 제고에 좋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1차 단일화에 합의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지난 9일 열린 첫 실무협의에서 이날과 오는 25일 총 2회의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날 금 전 의원 측은 "안철수 후보와 1차 TV토론을 공지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며 안 대표 측이 TV토론을 거부하며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오히려 금 전 의원 측에서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입장은 안 후보와 제가 한 번만 방송토론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고, 20년 전 사례(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있었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안다"며 "안 후보와 제가 방송토론을 했다고 국민의힘 후보와 (토론을) 못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 얘기가 나온 이후로도 안 후보와 저는 15일에 토론하자고 서로 합의를 했다"며 "선관위 얘기가 왜 지금 나오는지 납득이 어렵다. 저희는 그냥 예정대로 TV토론을 했으면 좋겠고, 시민들 앞에서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후보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금 전 의원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선관위에 따르면 단순 중계방송 토론 횟수을 제한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치인이면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안 대표에 대한 '불신'을 거듭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쪽은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한쪽에선 고정된 질문에 답변만 하자고 하고, 그렇게 해서는 토론이 될 수가 없다"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안 대표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신이 재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포함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방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안 대표를 적절한 후보감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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