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금 토론 무산 국힘까지 가세..'아름다운 경선' 물건너 가나

안채원 , 서진욱 , 이창섭 기자 2021. 2. 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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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1차 단일화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첫 TV토론이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까지 안 대표 비판에 가세하며 순항할 것처럼 보였던 '제3지대 야권 단일화'가 암초를 만났다.

안철수 측 "선관위 때문에…협상은 금태섭 측이 거절한 것"
안 대표는 15일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을 만나 첫 토론이 무산된 것과 관련, "(금 전 의원과의) 토론은 당연히 하게 될 것이다. 저도 금주 내에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보다 거침없는 표현을 내놨다. 이 사무총장은 전날 금 전 의원이 안 대표를 겨냥해 "사회자가 질문하면 외워온 것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상식 이하의 표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사무총장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질문지와 답을 외워서 하는 낮은 수준의 토론이 어떻게 가능하냐"면서 "질문 정해 달달 외워서 답변하는 토론을 우리가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런 토론을 할 수 없고 국민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부적인 주제를 정한 다음에 한쪽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토론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중간 매개 역할을 사회자가 해야 하는 거고, 우리는 지극히 일반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토론 무산의 결정적 이유는 방송시설 이용 토론을 1회밖에 못한다고 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연락 때문"이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1회라면 국민의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정상적이라면 예비경선보다 본경선 때 하는 게 관심 제고에 좋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1차 단일화에 합의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지난 9일 열린 첫 실무협의에서 이날과 오는 25일 총 2회의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날 금 전 의원 측은 "안철수 후보와 1차 TV토론을 공지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며 안 대표 측이 TV토론을 거부하며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오히려 금 전 의원 측에서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물러서지 않는 금태섭 "선관위가 얘기가 왜 나오냐"
금 전 의원은 국민의당 주장에 "왜 토론하자면서 선관위 얘기를 하는지 납득을 못 하겠다"며 재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입장은 안 후보와 제가 한 번만 방송토론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고, 20년 전 사례(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있었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것으로 안다"며 "안 후보와 제가 방송토론을 했다고 국민의힘 후보와 (토론을) 못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 얘기가 나온 이후로도 안 후보와 저는 15일에 토론하자고 서로 합의를 했다"며 "선관위 얘기가 왜 지금 나오는지 납득이 어렵다. 저희는 그냥 예정대로 TV토론을 했으면 좋겠고, 시민들 앞에서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후보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금 전 의원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선관위에 따르면 단순 중계방송 토론 횟수을 제한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의힘도 안철수 저격…김종인 "정치인은 자유자재 답변 역량 가져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치인이면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안 대표에 대한 '불신'을 거듭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쪽은 자유롭게 토론하자고 하고 한쪽에선 고정된 질문에 답변만 하자고 하고, 그렇게 해서는 토론이 될 수가 없다"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안 대표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신이 재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포함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방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안 대표를 적절한 후보감으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단일화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면서 기대로 시작된 야권 단일화가 암초를 만났단 우려도 나온다. 다만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모두 단일화 완주와 관련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 전 의원은 전날 ""제3지대 단일화는 제가 제안했고 안 대표가 수용한 것"이라며 "첫 토론 날짜가 지켜지지 못하게 됐지만 (단일화는) 그대로 계속돼 아름다운 경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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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원 , 서진욱 , 이창섭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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