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얀마는 1980년 5월 광주"..광주 5월단체 연대 나서

김용희 2021. 2. 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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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얀마는 1980년 5월 광주이고 미얀마 민중은 광주의 형제다. 80년 광주는 철저히 고립됐지만 우리는 미얀마 민중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을 향해 5·18단체와 광주시민단체가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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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발표·집회 등 열어
13일 광주 서구 종합터미널 앞에서 광주 거주 미얀마인들과 5·18기념재단 직원들이 미얀마에서 벌어진 쿠데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5·18기념재단 제공

“지금 미얀마는 1980년 5월 광주이고 미얀마 민중은 광주의 형제다. 80년 광주는 철저히 고립됐지만 우리는 미얀마 민중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을 향해 5·18단체와 광주시민단체가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광주시민사회는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는 한편 직접 미얀마 국민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5일 성명을 내어 “광주시민은 군부 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민중의 위대한 저항에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며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빌미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 등 5·18단체도 미얀마 국민과의 연대에 나섰다. 5·18 기념재단은 1일 쿠데타 규탄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광주 거주 미얀마인들과 ‘미얀마 쿠데타 반대 요구’ 집회를 진행했다. 5·18 기념재단은 아웅산 수치와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이끈 민 꼬 나잉에게 각각 2004년과 2009년 광주인권상을 수여했다. 아웅산 수치의 경우 로힝야족 박해를 외면한다고 2018년 상을 취소했지만 5·18 기념재단은 꾸준히 미얀마 민주화 인사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유인례 5·18 기념재단 국제연대부장은 “5·18단체와 미얀마 사회는 깊은 인연이 있다. 멀리서나마 힘을 실으려고 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미얀마를 방문한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88민주어머니회’ 회원들에게 5·18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오월어머니집 제공

1988년 미얀마 ‘8888항쟁’ 희생자 유족모임인 ‘88민주어머니회’와 2000년대 초부터 교류해 온 오월어머니집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후원금 모금 등 미얀마 국민을 돕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5·18 때 많은 외국인의 도움으로 광주 상황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미얀마를 도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한국 사회의 지지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소모뚜(45)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은 “미얀마는 공무원들이 군부에 대항해 파업하며 전면적인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투쟁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한국 국민이 지지를 보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정권을 잡았다. 시민들의 저항은 군부 반대시위에 나섰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발포로 13일 숨지면서 거세지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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