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김진숙 힘내라"..평생을 싸운 백기완 선생의 유지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2021. 2.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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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민중·민족·민주 운동의 원로인 故백기완(89)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영면에 들기 전 힘든 투병 생활 중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등을 위해 "힘내라"는 말을 남겼다.

15일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생님께서 의식이 혼미한 와중에도 마지막 말씀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김진숙 복직', '김미숙 힘내라' 등을 쓰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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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운동 원로 백기완 소장, 15일 오전 영면
병상에서 투병중에도 투쟁중인 노동자 격려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으로 엄수
15일 새벽 별세한 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있다. 이한형 기자
우리나라 민중·민족·민주 운동의 원로인 故백기완(89)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영면에 들기 전 힘든 투병 생활 중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등을 위해 "힘내라"는 말을 남겼다.

15일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생님께서 의식이 혼미한 와중에도 마지막 말씀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김진숙 복직', '김미숙 힘내라' 등을 쓰셨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인 김진숙은 1986년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노동자로, 최근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하는 등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화력발전소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故김용균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국회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한 바 있다.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해오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별세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유가족인 장녀 백원담 교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백 소장의 큰 딸인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백원담 교수는 "아버님께서 평소에 '절대로 병상에서 투병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노동현장에서 싸우다 죽겠다고, 그들의 권리와 '노나메기'를 위해서 병상에 넣지 말라고 하셨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며 "아버님께서 역사적으로 치열한 싸움을 하신 것처럼 일상에서도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노나메기'는 백 소장이 만든 순우리말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뜻한다.

장례위 기획위원장인 송경동 시인은 "선생님께서는 작년 10월부터 병상에 계시면서도 노동자들의 권리가 회복되는 해방 세상을 위한 마음을 놓지 않으셨다"며 "선생님께서 생전에 조화 보낼 게 있으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 투쟁하는 사람들을 도우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백 소장의 장례는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으로 엄수된다. 민주노총 등 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장례위를 구성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다. 오는 17일까지 일반 시민에게 빈소를 개방하고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고인의 뜻에 따라 조화는 받지 않고 모두 반송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조문객 간 2m 거리를 유지하고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방침이다. 장례 기간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입관식은 17일 오후 1시쯤으로 예정돼 있으며, 18일 오후 6시쯤에는 추모의 밤을 열 계획이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이며, 종로구 통일문제연구소를 들러 대학로 거리에서 노제를 한 뒤 영결식을 하고 장지로 이동할 계획이다. 영결식 장소는 미정이다.

15일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에서 조문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한편 장례위는 온라인 등에서 백 소장을 모욕하는 게시글과 댓글 등에 대해서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장례위는 "견해의 다름은 인정하지만 조롱이나 비난, 악의적인 표현에 의한 명예훼손은 망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악성댓글 등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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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s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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