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만세" 42년 만에 무죄..민변 "진실규명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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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만세'를 3차례 외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유죄를 받은 피해자에게 최근 법원이 재심에서 무죄 판단을 내리자 변호사 단체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 민변은 "피해자가 직접 진술할 수 없었음에도 피해자 가족들의 진술을 근거로 피해자에게 이루어진 고문행위를 적극적으로 인정했다"며 "객관적 증거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과거사 재심사건의 특수성과 국제인권법상 요구되는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충분하게 고려된 판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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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김일성 만세'를 3차례 외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유죄를 받은 피해자에게 최근 법원이 재심에서 무죄 판단을 내리자 변호사 단체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5일 성명을 내고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하여 진실을 상세히 규명하고 피해자의 무고함을 밝힌 이 사건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구지법 경주지원은 지난 1월27일 '구 반공법'으로 처벌받은 피해자 A씨의 유족들이 재기한 재심청구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1979년 8월 '김일성 만세'를 3회 큰 소리로 외쳤다는 이유로 체포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당시 동네 주민들과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기억할 뿐 '김일성 만세'를 외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참고인들 대부분도 수사과정에서 크게 외친 사실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법원은 일부 목격자들의 진술만을 근거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수사과정에서 이루어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왼쪽 귀의 청력을 상실했고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또 10년이 넘도록 재직해왔던 교사직도 박탈당했다. A씨는 2005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A씨 유족들은 2019년 6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심청구가 인용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들이 42년 전 대구지검에 제출했던 탄원서가 불법구금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A씨의 딸은 피해자가 20일 넘게 구금되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겠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A씨의 배우자는 A씨가 구속된 지 한달이 다 돼간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재심 개시 이후 약 7개월 간의 심리 끝에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수사기관의 불법행위를 상세히 규명했다. 민변은 "이 사건 판결은 피고인의 자백진술이 영장주의 원칙에 반해 이루어진 불법구금 상태에 이루어진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민변은 "피해자가 직접 진술할 수 없었음에도 피해자 가족들의 진술을 근거로 피해자에게 이루어진 고문행위를 적극적으로 인정했다"며 "객관적 증거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과거사 재심사건의 특수성과 국제인권법상 요구되는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충분하게 고려된 판단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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