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고위 관리들, 백신 접종 우선순위 어겼다가 줄줄이 사퇴

[리마=AP/뉴시스]9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공공병원에서 한 의사가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의료진에 접종하기 전 백신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페루는 지난 7일 밤 시노팜 백신이 도착해 9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2021.02.10.

[리마(페루)=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엘리자베스 아스테테 페루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의료 종사자들을 최우선적으로 접종받도록 한 순서를 어기고 정부 관리들이 몰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먼저 접종받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사임했다.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대통령은 아스테테 외무장관의 사임을 확인하면서 "페루 국민들은 코로나19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우는 많은 의료 종사자들의 노력을 위태롭게 하는 이러한 행위에 분노를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페루에서는 지난해 11월9일 의회에서 부패 혐의로 축출된 마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중국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으로부터 비밀리에 백신을 접종받았다는 신문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필라르 마제티 보건장관은 12일 국회의원들이 그녀가 정보를 숨겼다고 비난하자 사임했다.

사가스티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비스카라 정권 시절 시노팜으로부터 추가로 2000회분의 백신이 접수됐다며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우선 접종 대상 순서를 어기고 백신을 새치기 접종했다"고 밝혔다.

오스카 우가트 신임 보건장관은 14일 밤 사가스티가 비밀리에 중국 백신을 접종한 모든 관리들의 사임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우가르트는 지난 9월 비밀리에 백신을 예방 접종한 관리들의 신원 확인을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페루의 시노팜 백신 100만 회분 구입 협상을 주도했던 아스테테는 1월22일 서한에서 1차 접종을 받았다며 "내가 저지른 심각한 실수를 알고 있어 2차 접종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페루는 지난 1월 초 코로나19 백신을 계약에 따라 비밀리에 구입했다.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시노팜에서 받은 백신의 최우선 접종 대상자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항의했다. 코로나19 유행병은 의사 306명과 간호사 12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2만 명 이상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감염되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전 세계 환자 집계에 따르면 페루는 코로나19 감염자가 120만명 이상 발생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는 4만349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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