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접근"

이주영 기자 2021. 2. 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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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정의용 외교부·황희 문화체육관광부·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할 기회”라면서도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접근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라면서 “주변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고 있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려면 무엇보다 한·미간 긴밀한 공조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주어진 시간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서두르진 말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차근차근 접근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임기 마지막 해에 들어섰고, 미국 행정부 교체로 북핵 협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정부가 남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아보려던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불투명하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접근하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현실적 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신북방으로 표현되는 외교다변화 노력도 지속해달라”면서 “5월 P4G(녹색성장 및 2030 세계적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등을 통해 중견 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도록 노력해달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달라는 당부의 의미를 담아 비모란선인장 전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황 장관에게 “코로나로 인해 너무 큰 타격을 입은 문화체육관광 분야를 정상화하고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지원을 당부했다. 또 “체육 분야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많은 자긍심을 심어줬지만 폭력이나 체벌, 성추행 문제 등 스포츠 인권 문제가 제기돼 왔다”면서 “이런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도 했다. 최근 일부 배구 선수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논란이 된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생활비 문제, 자녀 편법 조기유학 논란 등 황 장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해소되지 못한 점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황 장관에게 역경에 굴하지 않는 힘이란 의미를 담은 캐모마일과 행복을 뜻하는 스위트피로 구성된 꽃다발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권 장관에게는 “손실보상제도를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도 큰 숙제”라며 “중기부가 방안을 제안하고 각 부처가 지혜를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과 일자리 창출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달라는 의미로 말채나무와 개나리로 구성된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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