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지원받는 北, '백두혈통'은 접종 할까?
일각선 "김정은 이미 접종받았을 수도" 추측 제기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이 가시권에 들면서 1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초기 백신접종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의 백신 접종에 대해 각기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북한은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국경을 굳게 닫고 외부 지원에도 제한적으로 응해왔었다. 그러다 이달 초 국제 백신 공동구매 협의체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공식적으로 백신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고, 현재 국가 백신보급 및 접종계획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 상반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2000회분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세계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뒤 최고위층이 먼저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들에게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북한의 경우 확보한 백신 물량이 인구수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점과 내부 분위기, 당 기조 등을 고려하면 다른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백신 분배는 해당 국가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북한도 "나름의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백신의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하면 "당연히 북한 체제에서 당·정·군 엘리트들, 최고위층이 제일 먼저 맞을 것"이라며 "일반 민생까지 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선임위원은 백신 접종이 항체 형성을 담보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배분받을 약 200만회분은 사실상 99만명분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지도층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다만 "상징적으로 일부 인민들에게 접종을 연출"할 수는 있다고 봤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접종을 받으려면 대규모로 백신이 들어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이번 백신 접종 여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서방 백신처럼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백신이 도입된다면 접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백신 지원은 "북한이 국제적인 배분을 통해 받는 공식적 차원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인민 중심으로 배분하는 모양새를 갖추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는 앞선 당 대회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기본 정치 방식으로 규정했고 당 규약에까지 명기했다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인민 친화적으로 통치한다는 측면에서 인민 배분 모양새를 보일 것"이라며 "내부에서 북한도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을까 싶다. 고령층과 의료나 방역 종사자들, 나이 등 모델을 삼아서 하되 표면적으로 인민 범주에 초점을 맞춰서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고위직이나 당·정·군 간부, 주요 직책자가 백신을 우선 접종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김 총비서도 공식 배분 물량을 접종받는 연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 대신 김 총비서나 김덕훈 내각총리가 접종 현장을 찾거나 하는 방식으로 주민 불안감을 덜어주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엔 서구와 같은 백신에 대한 불신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홍 실장은 북한은 코로나19 봉쇄로 "주민들이 상당히 경제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 빨리 백신을 받고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배분 계획에 따라 신속하게 신속하게 맞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를 포함안 지도층 일부가 이미 서구에서 개발된 백신 접종을 마쳤을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지원 경로는 북한에 대한 '우군'을 자처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다. 특히 김 총비서는 북한의 비상 방역 상황 최우선에 있는 인물인 만큼 내부적으로 '상당히 각별하게' 건강에 신경을 썼으리라는 설명이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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