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지하철 타겠다는 게 비난 받아야 하느냐"
서울장차연 "장애인 이동권 보장해야..집단이기심 아냐"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는 최근 '나는 몰랐습니다'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서울장차연)가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일대에서 벌인 '서울시 장애인 이동권 선언 완전이행 촉구 직접행동'에 쏟아진 일부 시민들의 비난에 대한 소회였다. 당시 이 단체 회원 60여명은 휠체어에 탄 채 당고개역에서 열차 5개에 나눠 탑승한 후 서울역까지 역마다 내렸다 타기를 반복했고, 이는 열차 지연운행으로 이어졌다.
서울장차연은 수백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장문의 항의 메일도 있었다. 이 시위로 인해 지난 10일 설 연휴 귀향 열차를 타지 못했다는 한 시민은 메일을 보내 "오늘 날린 시민들의 소중한 시간은 어떻게 보상할것이냐. 좋은 취지로 장애인 처우 개선에 대한 노력은 알겠는데,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피해를 주면 어떻하느냐"라고 비판했다.
서울장차연은 장애인들의 고통을 이해해달라는 입장이다. 서울장차연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에겐 이동의 시간이 3시간 정지됐겠지만 장애인에겐 10년, 20년 아니 평생이 정지된 이동의 시간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우리의 행동은 적어도 '집단 이기심'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다운 서울장차연 활동가는 통화에서 "시위 과정으로 불편하신 분들도 계셨고 항의도 받았다"면서도 "서울시의 장애인 이동권 개선 정책 약속 이행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공감도 받았다"고 했다.
서울장차연은 서울시가 2015년 발표한 '장애인 이동권 증진 선언'을 계획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장애인 이동권 증진 위한 실천계획'은 서울 시내 지하철역 중 휠체어를 사용할 수 없는 37개 역사에 대해 2022년까지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료한다고 명시했다. 시내버스도 도로 구조 상 운행이 어려운 곳을 제외하고 2025년까지 100% 저상버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서울장차연은 "엘리베이터가 미설치된 지하철 역사 23개 중 올해 공사를 추진할 13개 역사에 대해 200억원 규모의 예산이 따라야 하지만 2021년도 서울시 본예산에는 미포함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서울장차연은 오는 17일 서울시 도시교통실 담당자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줄곧 면담을 요구해왔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가 지난 10일 시위 직후 일정이 잡혔다고 한다.
서울장차연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철폐와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장애인 및 시민사회·인권분야의 54개 단체회원과 490여명의 개인회원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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