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어쩌나'..품지도 내치지도 못하는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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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상원에서 부결된 이후 공화당이 트럼프를 품지도 내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고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목표인 공화당 안에서, 트럼프의 향후 역할과 영향력에 대한 견해가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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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비전 가진 지도자들 부상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상원에서 부결된 이후 공화당이 트럼프를 품지도 내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고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목표인 공화당 안에서, 트럼프의 향후 역할과 영향력에 대한 견해가 갈리고 있다.
트럼프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4일 ‘트럼프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표결 뒤 트럼프와 통화했다면서 “트럼프는 공화당 재건에 나설 준비가 돼 있고, 2022년(중간선거)에 대해 들떠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트럼프 없이 그걸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갤럽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82%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응답하는 등 트럼프의 인기는 매우 높다. 트럼프 탄핵 찬성표를 던진 빌 캐시디 상원의원에 대해 14일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집행위원회가 불신임안을 가결하는 등, 탄핵 찬성 의원들에 대한 당내 역풍도 거세다.
트럼프 또한 탄핵 부결 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트럼프는 내년 선거 지원 유세를 하거나 탄핵 찬성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벌이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트럼프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만큼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며, 중도층, 여성, 고학력 유권자들을 잡으려면 ‘트럼프당’으로 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는 견해다. 공화당에서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상·하원 의원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 1명에서 이번에는 17명으로 늘어난 것 자체도 큰 변화로 볼 수 있다. <더 힐>은 트럼프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조차 트럼프가 중심이 아닌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은 당의 최고 자리가 비었다며 “그 역할을 놓고 경쟁이 있을 것이고 트럼프는 그 경쟁자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절대 안 없어질 트럼프 지지가 있지만 그 인구층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극단적 포퓰리즘에 선을 그으면서도 트럼프 지지층을 끌어안아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안았다. 존 튠 상원의원은 “통합적이고 희망적이며 긍정적인 방식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는 계속 역할을 하고 싶어하겠지만 새로운 비전을 가진 새 지도자들이 부상할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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