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생색내기" vs 식당 "숨통 트여"..1시간 연장 반응 들어보니

김승한 2021. 2. 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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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영업 시간 9시→10시
비수도권은 시간제한 없이 영업
5인 이상 집합금지 해제 요구도
서울 명동. [김승한 기자]
정부가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일부 완화하고 수도권 지역 식당, 카페 등 운영제한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생색 대책'와 '그마나 다행'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5인 이상 집합금지'를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5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각각 2단계와 1.5단계로 한 단계씩 완화했다.

수도권 지역의 식당·실내체육시설·카페 등의 운영제한 시간은 오후 10시까지 1시간 연장되며, 영화관·PC방·학원 등의 운영 제한이 해제된다. 비수도권은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곳의 운영시간 제한이 없어진다.

그간 밤 9시 영업시간 제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일반 점심식사를 병행하는 식당은 그나마 낮 시간대 손님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오후 6~7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호프집의 경우 2시간 영업하고 가게 문을 닫아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가게 문을 열고 2시간 찔끔 장사를 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며 "가게 특성상 손님들이 2차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영업시간 제한 후 매출이 80%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점심장사를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다"며 "오늘부터 10시까지 시간을 연장해봤자 손님이 더 늘 것 같지는 않다.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부터 해제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5인 집합금지 이후 단체 손님이 크게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손님 성화에 못 이겨 어쩔수 없이 7~8명을 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대책이 아닐 뿐더러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나름 통제를 하는데도 따로 앉고 계산도 따로 할 테니 그냥 들여보내달라는 손님들의 성화에 난감하다"며 "단속 눈치보랴 손님들 비위 맞추랴 영업하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야간영업을 주로 하는 유흥시설 등의 업주들은 이번 조치로 영업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매출이 발생해야 버티는데, 시간만 1시간씩 찔끔 늘리는 게 아니라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을 냈으면 좋겠다"며 "아예 12시까지로 늘려주거나 차라리 월세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식당가에서는 영업시간 1시간 연장된 것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반기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1시간이나마 손님을 더 받을 수 있어 이것도 감지덕지다"며 "큰 매출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진 않지만 이번 계기로 차차 완화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부터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되는 비수도권 지역도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경남 밀양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손모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고, 매달 임대료는 개인돈으로 메우고 있었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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