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전히 '태풍의 눈'.. 향후 행보에 공화당 운명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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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부결한 이후에 공화당이 트럼프와의 관계 설정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의회의 탄핵안 처리 과정에서 공화당의 하원의원 10명과 상원의원 7명이 대오를 이탈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절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다퉈 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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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오는 2022년 중간 선거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와 함께 당을 재정비하려는 친 트럼프파와 트럼프를 배제한 채 당의 진로를 다시 설정하려는 반 트럼프파로 갈라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14일 폭스 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공화당의 수장이고, 트럼프가 2022년 중간 선거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상원 탄핵 심판이 끝난 뒤 트럼프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우리는 그런 트럼프를 필요로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나는 이기는 쪽에 서겠다”고 했다. 그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을 다시 차지하려면 트럼프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7명의 상원의원 중 한 명인 리처드 버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을 대체할 인물로 트럼프의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버 의원은 이미 중간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라라가 탄핵 심판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빌 캐시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의 영향력이 퇴조할 것”이라며 “공화당이 한 사람을 위하는 정당일 수는 없고, 이념을 추구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예정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그의 선거 불복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그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 차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도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이 향후 몇 년에 걸쳐 노선 투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주류는 탄핵안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보복에 착수했다.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집행위원회는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당일 곧바로 캐시디 상원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네브래스카주 공화당도 벤 새스 상원의원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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