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커녕 재가 돼서야 품에.."가슴아픈 장례 '애끓는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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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확산된 지 만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가는 길은 여전히 쓸쓸하다.
화장(火葬)은 본래 3일장을 앓고 난 뒤에야 하는 게 순서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장례는 화장부터 시작된다.
망자를 고객으로 삼는 장례식장조차 코로나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달갑지 않다.
화장부터 진행하는 코로나 사망자의 장례는 입관료와 안치료 등 부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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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보다 더한 참상을 보게 될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어루만져보지도 못한 가족을 재가 돼서야 품에 안는 마음이 오죽할까요?”
코로나19가 확산된 지 만 1년이 지났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가는 길은 여전히 쓸쓸하다. 희생자의 장례식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간소하게 진행된다. 가족을 떠나보내는 의식마저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남은 가족들의 마음을 갉아먹는다. 지난 1년간 유가족의 고통을 목도해온 장례업계가 유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질 심리 치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15년 경력의 장례지도사 김신(58) 씨에게조차 지난 1년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아비규환의 연속이었다. 그는 “세월호 때 장례지도를 하면서 이토록 수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애달픈 경험을 하는 날이 또 오겠나 생각했는데, 코로나19로 그보다 더한 국가적 상황이 덮쳐왔다”고 회고 했다.
코로나 사망자의 장례는 절차 하나하나가 모두 유가족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화장(火葬)은 본래 3일장을 앓고 난 뒤에야 하는 게 순서지만, 코로나 사망자의 장례는 화장부터 시작된다. 김 신 씨는 “임종조차 옆에서 지키지 못하고 보내는 게 코로나 유가족 아니냐”며 “차마 어루만져보지도 못하고 가족을 떠나보내고, 장례마저 온전하게 치르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욱 마음 아파하는 유가족이 많았다”고 말했다.
화장에 이르는 절차마저 순탄하지 않다는 점도 유가족을 또 울린다. 코로나 사망자의 화장은 일반 사망자의 화장이 모두 끝난 오후 5시가 돼야 시작된다. 늦은 밤 운명을 달리한 고인은 다음 날 오후 5시가 돌아올 때까지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 그는 “이렇게 화장 절차에만 만 하루를 쓰면, 유가족이 망인을 떠나 보내는 시간인 3일조차 훌쩍 지나간다”며 “사망 둘째날 밤이 돼서야 제대로 장례식장을 꾸리는 탓에 온전히 조문을 받는 시간이 만 하루에 불과한 경우도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특히 “요양원에 계셔 1년 넘게 얼굴을 못보던 부모님이 돌아가신 경우도 있는데, 마지막 얼굴조차 보지 못하니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망자를 고객으로 삼는 장례식장조차 코로나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황은 달갑지 않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화장부터 진행하는 코로나 사망자의 장례는 입관료와 안치료 등 부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와 심리적 거부감이 가세하면서 코로나 초기엔 장례식장을 예약하는 데 애를 먹는 유가족도 있었다.
이같은 유가족의 참상을 1년간 지켜봐 온 그는 향후 코로나 유가족의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신 씨는 “지금은 온 사회가 방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기라 유가족의 상처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 같다”며 “백신이 도입되고 사태가 진정되는대로 우리 사회가 코로나 유가족의 심리치료와 상담에 나서야 할만큼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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