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 '코로나19 계기' 구조조정 본격화..지점 폐쇄·감원 바람

2021. 2. 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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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사태를 맞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갖가지 개혁조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유럽 은행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틈타 수년 간 열망했지만 실제로 시도하지는 못했던 구조조정 등의 개혁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고객들이 자주 은행 지점에 가지 않고도 살 수 있게 되면서 가속화됐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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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코메르쯔방크, 직원 3분의 1 감원
이탈리아, 스페인선 대규모 은행 합병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금융지구의 초고층 빌딩 전경.[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유럽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사태를 맞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갖가지 개혁조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유럽 은행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틈타 수년 간 열망했지만 실제로 시도하지는 못했던 구조조정 등의 개혁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독일 금융권에서 규모 2위인 코메르쯔방크는 지난주 전체 직원의 3분의 1과 지점 절반 가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2대 주주인 세르베루스 캐피탈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코메르쯔방크는 2017년 투자에서 3640억달러(약 401조원)의 손실을 봤고, 지난해 수익 개선 압박을 받은 뒤 은행 CEO와 회장이 사임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은행 합병 협상이 이뤄지고 있고, 스페인에서는 수천여 개에 달하는 지점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키어니에 다르면, 유럽에 존재하는 16만5000여개의 은행 지점이 3년 안에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은행은 유럽 경제계을 이어주는 약한 고리라면서 이들 금융업계는 변화에 대해 느리게 대처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금융업계와 비교하면 유럽 측은 주로 대출에 의존해 수익을 올려왔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터질 때까지도 10여년 전에 시작된 유럽 국가들의 채무 위기로 초래된 엄청난 규모의 빚더미를 해결하는데 골몰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융업계의 개혁을 강조하고 있고, 비용절감 차원에서 은행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유럽 각국들은 은행 합병을 허용하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다며 이런 흐름에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했지만 최근 입장을 바꾸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유럽 금융업계에 대한 신랄한 평가가 이어지자 CEO들도 태도를 바꿔 각종 개혁 조치를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안드레아 엔리아 ECB의 은행 감독위원회 의장은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은행이 개혁 조치에 시동을 걸고, 과거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은행들은 창출하는 수익에 비해 지출하는 비용이 큰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수익률이 낮은 분야가 은행 지점으로 꼽힌다. 스페인의 톱5 은행은 지난해 지점의 8%를 폐점했고, 앞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스페인은 지난 수년 간 은행 지점을 줄여왔지만, 유로존 지역에서 지금도 여전히 1인당 지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은행 지점 수는 10만명당 30개인데 스페인은 49개에 달한다.

스페인의 카이사방크는 반키아SA를 인수하면서 연간 9억3000만달러(약 1조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절감 효과는 6300여개에 달하는 지점 절반을 폐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고객들이 자주 은행 지점에 가지 않고도 살 수 있게 되면서 가속화됐다고 WSJ는 덧붙였다.

반키아SA 고객인 60세의 안나 데 후안은 자신이 종사하는 금융자산업체의 펀드 관리 및 현금 입출금 업무를 위해 매일 한 시간 정도 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거의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그녀는 "나에게 나타난 어마어마한 변화"라면서 "나는 시간과 에너지를 크게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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