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장에 물린 주린이 살려"..현명한 초보 위한 투자법은

이다비 기자 2021. 2. 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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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96층에 사람 있는데요, 구조대 언제 오죠?" 9만6000원대에 삼성전자를 매수했다가 아직 차익실현을 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심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삼성전자 오름세가 최근 들어 주춤하자 ‘주린이(주식+어린이, 초보 투자자)’들 속이 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카카오·네이버 등 우량주와 성장주에 투자하면서 야금야금 투자 수익을 거머쥐었던 이들이지만, 하루 이틀이라도 파란불이 켜지면 불안해져 가슴이 쿵쾅거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유례없는 코스피지수 3000시대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주린이들이 대거 시장에 들어왔다. 공부하는 주린이가 대세라지만 "OO이 상한가를 간다더라"하는 얘기를 듣고 무턱대고 주식을 사버리는 이들도 여전히 있다. "기업가치를 믿고 무조건 장투(장기투자)"를 외쳤다가도 보유 종목이 5% 넘게 내리면 서둘러 매도 버튼을 누르기도 한다. 이런 주린이를 위해 금융투자 전문가들의 현명한 주린이가 되기 위한 투자 조언을 모았다.

일러스트=백형선

① 기업 가치에 주목하라

유튜브 경제전문채널 ‘삼프로TV’ ‘이리온’에 고정출연하며 개인 투자자와 소통하는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E-Biz팀 부장은 "주가의 등락보다는 기업 가치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는 오르고 내리는 게 일상"이라며 "내가 가진 기업의 가치가 오르고 있는데 주가만 하락한다면 오히려 기회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오르면서 주식이 저평가 돼 있어 주식 가격이 싸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라면서 "사고자 하는 주식 가격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등으로 설명되는지, 투자하는 대상이 되는 기업을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슈퍼개미이자 주린이의 멘토 역할을 하는 필명 샌드타이거샤크(박민수)는 "가치투자 기본원칙은 기업 리스크(위험)가 없는 기업과 저평가돼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을 찾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기순손실, 재무비율(부채비율, 당좌비율) 악화기업, 악재 뉴스가 있는 기업, 최근 3~5년간 운영자금 부족으로 유상증자한 기업들은 피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샌드타이거샤크는 저평가 기업을 고르기 위해선 미래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기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PER은 몇 년간 당기순이익으로 시가총액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그는 "PER이 낮을수록 좋은데, 과거 실적보다 미래 실적이 중요하다"라면서 "미래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을 찾으면 PER 투자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래 PER 기준 8배에 사서 12배에 팔겠다는 게 투자원칙이 될 수 있는 식이다.

② 알고 사세요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적어도 기업이 뭐 하는지 알고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본인이 잘 아는 기업을 위주로 투자해야 손실이 나도 버틸 수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가령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관련 기업부터 공부하며 주식 투자에 나서면 된다. 그는 "그래도 잘 모른다면 삼성전자나 현대차그룹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량주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어느 종목을 제대로 분석하기 어렵다면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큰 초과수익은 못 얻어도 지수가 올라가는 만큼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염 부장은 "주식을 살 때 왜 사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사야 한다"라면서 "그냥 좋아 보여서 산다면 주가가 급락할 때 기준이 없어서 흔들리게 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산다면 반도체 사이클이 좋아서, 스마트폰이 잘 팔릴 것 같아서 등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렇게 해야 나중에 매도할 때 원칙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염 부장은 또 "공짜 점심은 없다"며 책과 보고서로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제표에 관련된 기초 서적을 읽고 기업분석 보고서를 보면 된다"라며 "각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에는 개인들이 알 수 없는 다양한 분석 정보가 있어 공부하기 좋다"라고 설명했다.

일러스트=정다운

③ 돈의 시간을 파악하라

김 센터장은 "주식투자 성패는 힘든 기간을 견딜 수 있는 돈이 가른다"고 주장했다. 조정은 언제 어느 강도로 올지 알 수 없으니 묻어두고 기다려도 되는 돈인지 먼저 파악하라는 것이다.

신용융자를 받아 투자한 돈이면 장기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돈의 성격을 파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주가 오르내림이 심하지만 10년, 20년 장기적으로는 오르는 주식이 더 많다"라면서 "투자금이 어느 정도 시간을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샌드타이거샤크는 "조바심은 투자의 최대 적"이라며 "‘스노우볼 효과’를 기억하라"고 전했다. 스노우볼 효과는 주먹만한 눈 뭉치를 계속 굴리며 뭉치다 보면 산더미처럼 커지게 된다는 의미로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복리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다.

그는 "분기 10% 수익을 목표로 우량기업을 고르고 혹시 손해가 났다면 추가매수 관점으로 분할매수하라"면서 "느린 듯하지만, 부자가 되는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④ 눈여겨보면 좋을 업종

염 부장은 "매우 좋은 종목은 이미 다 알고 있다"라며 "소외된 곳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유·은행·의류 업종이 최근 급등한 것을 예로 들며 "이 업종들은 누구도 관심을 안 갖던 업종들"이라고 말했다. 이 업종들은 하반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상황에서 벗어나면 경기가 개선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상승했다.

그는 주린이가 주목하면 좋을 업종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스마트폰 부품사를 꼽았다. 그는 "이들은 누구도 관심이 없고 지난 몇 년간 주가도 부진한 업종"이라며 "삼성전자는 올해 OLED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이고 스마트폰은 중국의 1월 매출 급증으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샌드타이거샤크는 "전기차(2차 전지)·반도체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2차전지 ETF 등으로 안전성과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반도체는 올해 슈퍼사이클"이라며 "D램 신제품 출시, 대만 TSMC와 삼성전자 설비투자 강화,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외주화, 집콕족 영향으로 인한 PC 수요증가, 5G 투자 강화, 삼성전자 고배당 이슈 등도 주린이가 주목하면 좋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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