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지진 땐 혼자 도망갔지만.." 日주민들 이번엔 달랐다

한지연 기자 2021. 2. 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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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11시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휴일 밤을 즐기던 일본인들에게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11일)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동일본대지진과 규모 비슷한 지진·쓰나미 올 수 있어" ━ 일본 기상청이 이번 지진 직후 이로 인한 쓰나미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2011년 3월 9일 오전에는 이번과 같은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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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때도 발생 이틀 전 규모 7.3 지진, 추가 강진 걱정도 커
14일 일본 후쿠시마현 고리마치의 한 주택이 전날 밤 지진으로 파손돼 있다. 13일 오후 11시 8분경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쓰나미 위험은 없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사진=[고리마치=AP/뉴시스]

"절대적 안심이란 있을 수 없다. 평소 준비가 생명을 지킨다"

13일 오후 11시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휴일 밤을 즐기던 일본인들에게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11일)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10년 전 일로 평소 대비 철저…사망자 보고 없어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남성은 2층 통로가 붕괴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창을 통해 들어온 구조대로부터 구조됐다. 이 남성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바닥이 밀어올라오듯 흔들려 10년 전 일이 머리를 스쳤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침착했다. 이번 지진으로 부상자는 150여명 확인됐지만, 사망자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주민들은 10년 전 지진이 교훈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후쿠시마현에서 혼자 사는 68세 여성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차에 방한용품 등을 실어두고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는 아사히신문에 "당시엔 처음 겪어보는 지진에 초조해져 이웃들을 챙기지도 못하고 고지대로 도망쳤었다"며 "이번엔 주변 이웃들과 함께 고지대로 피신했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바다 상황을 보러 갔던 형을 쓰나미로 잃은 한 주민은 그날 이후 며칠 분의 식량을 항상 2층에 준비해둔다. 1층이 침수됐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그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란 없다"며 "평소 준비가 생명을 지킨다"고 말했다.

10년 전 지진으로 가족을 잃었던 이들은 가장 먼저 가족을 챙겼다. 쓰나미로 집이 사라진 곳에 다시 주택을 지은 우에노 타카유키 씨는 13일 밤 지진을 느끼자마자 아내와 딸을 깨워 곧바로 차를 타고 피신했다. 타카유키씨는 10년 전 당시 8살과 3살이던 아이들과 부모님을 잃었다. 그는 "당시 지진을 교훈삼아 평소 대비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14일 (현지시간) 진도 7.3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현 니혼마츠의 순환도로가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흙더미에 덮여 있다. /사진= AFP=뉴스1
"동일본대지진과 규모 비슷한 지진·쓰나미 올 수 있어"
일본 기상청이 이번 지진 직후 이로 인한 쓰나미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추가로 더 큰 지진이 오거나 쓰나미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10년 전 지금과 비슷한 지진이 먼저 발생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주민 후지와라 미유키 씨는 14일 아사히신문에 "송이가 풍년이었고 연초에 큰눈이 내리는 등 10년 전 때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 신경이 쓰였다"며 "10년 전에는 이런 흔들림 이틀 뒤 큰 쓰나미가 생겼다. 내일이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미야기현의 아베 타미코 씨 역시 쓰나미를 걱정했다. 그는 "지진이 오면 해일이 온다고 생각하고 도망가야 한다"며 "한번 겪어봤더니…"라고 했다.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2011년 3월 9일 오전에는 이번과 같은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일이 있다. 당시 지진 때에도 쓰나미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틀 후인 11일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하며 최대 39m의 쓰나미가 열도를 덮쳤고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

현재 후쿠시마현에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 위원장인 히라타 나오시 도쿄대 명예교수는 교도통신에 "지각판의 경계와 내부 모두 강한 흔들림이 발생하고 높은 쓰나미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도다 신지 도호쿠대 교수도 "후쿠시마, 미야기 앞바다 등에 쓰나미를 동반한 규모 9.0의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으로 추측되며 향후 10년간 비슷한 여진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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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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