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이 광주를 상징하는 이유는?..5·18교과서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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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시민들은 박수를 쳐주며 환호했고 음료수, 박카스, 주먹밥 등을 올려주었다. (시위대 차량에 탔던) 나는 살맛 나는 기분이 들었다."
"당시 계엄군이 외곽을 차단해 고립된 광주는 갈수록 생필품이 부족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쌀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사재기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 집 쌀을 가져와 길가에 솥을 내걸고 시민군을 위해 밥을 지었습니다. 이때 만든 주먹밥은 시민군의 든든한 식사였고, 공동체를 지키자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지금도 시민들은 5월이면 길거리에서 주먹밥을 나누며 그날의 정신을 되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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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시민들은 박수를 쳐주며 환호했고 음료수, 박카스, 주먹밥 등을 올려주었다. (시위대 차량에 탔던) 나는 살맛 나는 기분이 들었다.”
최근 승인받은 5·18민주화운동 교과서에 실린 1980년 대학생 강주원씨의 증언이다. 이 책에선 ‘주먹밥’이 광주를 상징하는 음식이 된 사연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당시 계엄군이 외곽을 차단해 고립된 광주는 갈수록 생필품이 부족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쌀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사재기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기 집 쌀을 가져와 길가에 솥을 내걸고 시민군을 위해 밥을 지었습니다. 이때 만든 주먹밥은 시민군의 든든한 식사였고, 공동체를 지키자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지금도 시민들은 5월이면 길거리에서 주먹밥을 나누며 그날의 정신을 되새깁니다.”
이 책은 이렇게 소금으로 겨우 간만 맞춘 맨밥 덩어리가 80년 이후 광주의 연대와 나눔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시민들은 왜 총을 들었나요 △5·18은 왜 광주에서만 일어났나요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 저항한 군인은 없었나요. △역사 왜곡,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5·18단체는 왜 세월호 가족을 격려했을까요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담았다.
이 책은 오는 3월 광주상무고 2학년 학생들의 선택과목 교과서로 활용되는 등 고교 현장교육에 쓰이게 된다. 광주시교육청과 5·18기념재단은 2019년부터 인정교과서 개발을 추진해왔다. 인정교과서는 국가의 국정교과서, 민간의 검정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거나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하기 위해 교육부와 교육감의 인정을 받은 도서를 이른다.
책의 초간본은 지난해 5·18 40돌을 앞두고 일부 배포됐고, 이후 시범 활용과 개정 작업을 거쳐 지난 석 달 동안 심사를 받아왔다. 광주시교육청 승인을 받은 5·18 교과서는 이달 말 전국으로 배포될 예정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2009년 인정 교과서를 만든 뒤 12년 동안 변화한 사회상을 반영해 주제를 확장했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몰고 온 감동과 역사 왜곡을 바라보는 착잡함 등 최근의 사건도 반영한 만큼 널리 쓰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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