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민걸 '불길한 느낌' 받았나, 선고 앞둔 지난 10일 변론재개 신청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현 대구고법 부장판사)이 재판부에 변론 재개를 신청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이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종섭)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8일 결심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해 오는 18일 선고를 예고한 상태다.
이 부장판사는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에 개입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변론 재개는 심리에서 다뤄지지 않은 증거가 나왔거나 변론이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때 이뤄지는 절차다. 법원 주변에선 “이 부장판사가 부정적 선고 결과를 예상한 것 아니냐” “김명수 대법원장을 믿고 있다가 뒤늦게 반응한 것”이라는 등의 말이 나온다.
변론 재개 여부는 재판부가 결정한다. 법원 안팎에선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가 “기각하고 그대로 선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단행된 인사에서 유임돼 6년째 서울중앙지법에 유임하게 됐다. 이례적인 일이다. 본인도 자신의 인사이동을 예견하고 추후 재판 일정도 잡지 않았다.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핵심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권남용 사건 재판도 맡고 있는데, 1월 18일로 잡혔던 기일을 추후 지정하는 등 향후 재판 일정을 지정하지 않았다. 인사 이동이 예견될 때 판사들이 하는 행동이다.
법원 주변에선 이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을 맡고 있던 박남천 부장판사의 경우와 대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부장판사의 경우 인사철인 2월은 물론 3월에도 3일, 12일, 17일, 19일, 24일, 26일 31일 등 재판일정을 잡고 각 일자에 신문할 증인의 이름도 모두 적어놓았다. 자신이 유임될 것을 예상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게 법원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인사이동을 예상했다면 후임 재판부 몫인 재판일정을 이토록 세밀하게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인사이동은 박 부장판사가 이동하고, 윤 부장판사는 유임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무죄' 심증을 보이며 검찰과 충돌한 박 부장판사는 지방으로 날리고, 사석에서도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대한 악감정을 표현한 윤 부장판사는 유죄 선고를 위해 남긴 것 아니냐”고 했다. 윤 부장판사는 2017년 10월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판사 블랙리스트’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해서 연루자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장판사는 이 재판 시작부터 검찰의 공소장이 피고인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나 편견을 갖게 작성됐다고 지적하는 등 검찰과 수차례 부딪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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