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무장해제' 상반기내 끝낸다..與 "중수청 설치법 처리"

이태훈기자 2021. 2. 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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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려는 여권의 움직임이 설 연휴를 지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설날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논의에 불을 지핀 데 이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법을 상반기 중에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 여당에서 나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올해부터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제한되고 있는데, 6대 범죄 수사도 중대범죄수사청에 모두 넘기고 검찰은 수사기능 없이 공소유지만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바꾸겠다는 여권의 검찰개혁 복안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산하 수사기소권완전분리TF 팀장인 박주민 의원은 15일 라디오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대해 “검찰이 실질적으로 1차적 수사를 못하도록 만드는 그런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며 “몇 가지 쟁점을 해결한 다음에 최대한 2월내에 발의할 생각이고 (국회) 통과는 6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 위해서 이미 한 번 검경 수사권 조정을 했는데 한 번 더 나가서 6대 범죄 플러스알파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할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독립된 수사기관을 만들어서 수사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또는 법무부 산하에 둘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같이 완전한 독립된 기구로 할지는 행안부의 수사 권력 집중문제와 민주적 통제 필요성, 검찰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추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는 수면 아래로 잠시 내려갔던 검찰 개혁 이슈가 설 연휴를 전후해 다시 부상하는 모양새다. 황운하 의원 등이 8일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를 주 내용으로 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운영법’ 제정안을 발의한 뒤 조 전 장관은 12일 “공수처·검찰청·중대범죄수사청·경찰청 분립 체제가 수립되길 기원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조 전 장관은 특히 “문재인 정부 초기 당·정·청의 구상은 ‘공수처 신설-수사권 조정’ 성취 후 검찰개혁의 최종 목표인 ‘수사-기소 분리’로 나아간다는 단계론이었다”라고 밝혀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가 검찰 개혁의 최종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법조계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은 그간 여권이 추진해온 ‘검찰 해체’ 작업의 최종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로 검찰의 수사 입지가 크게 축소된 상황에서 그나마 남아 있던 검찰의 6대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권한마저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가면 검찰은 사실상 공중분해 되는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수사권이 없는 검찰은 한낱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운명적 과업’이라고 할 만큼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176석의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일 경우 법통과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검찰 해체는 몇 달 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의원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 통과 예상 데드라인 시점으로 거론한 6월이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기가 한 달여 정도 남게 돼 후임 총장 인선 절차가 진행될 시기여서 검찰이 조직적으로 대응하기가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둘러싸고 향후 수개월간 검찰을 없애려는 문재인 정부와 이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검사들과의 운명적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적폐 수사와 조국 수사를 거치며 사실상 현 정부에서 용도 폐기된 검찰이 이제 마지막 무장 해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사들로서도 조직의 명운과 자신들의 미래가 걸린 문제여서 전례 없는 갈등 국면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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