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행진곡' 백기완 선생 영면, 광주시민사회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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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위한 행진곡' 가삿말의 원작자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별세하자, 광주 시민사회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15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백 소장이 이날 오전 향년 89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백 소장의 '묏비나리' 중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등의 문구가 '님 행진곡'의 가삿말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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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같은 삶에 경의" "민족·민중·민주운동 큰 별 졌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님을 위한 행진곡' 가삿말의 원작자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별세하자, 광주 시민사회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15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백 소장이 이날 오전 향년 89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재야 운동가인 백 소장은 1950년대부터 농민과 빈민운동 등 한국 사회운동 전반에 적극 참여했다. 1960년대에는 한일협정 반대 투쟁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백 소장은 '백범사상연구소'를 세우고 3선 개헌 반대와 유신 철폐 등 활동에 참여했다. 1974년에는 유신헌법 철폐 100만인 서명 운동을 주도, 긴급조치 1호를 위반한 혐의로 옥살이를 했다.
1979년엔 'YMCA 위장결혼 사건', 1986년에는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 폭로 대화'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혹독한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백 소장은 투옥 당시 장편시인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을 지었다. 이후 황석영 소설가는 '묏비나리'의 일부 문구를 빌려 가사를 썼다.
여기에 당시 전남대 학생이었던 김종률 작곡가가 곡을 붙인 것이 민중의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이다.
백 소장의 '묏비나리' 중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등의 문구가 '님 행진곡'의 가삿말에 담겼다.
이렇게 탄생한 님 행진곡은 카세트 테이프 녹음 방식으로 제작돼 대학가 학생 운동권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투쟁 현장에서 불렸다.
선생을 따르며 민주화 투쟁에 동참했던 김정길 6·15공동선언실천민족공동위 광주본부 상임대표는 "민주수호국민협의회 활동을 통해 마음 깊이 존경하게 됐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몸 바쳤던 민주화의 원로다. 군부 독재 세력과 단 한번도 타협하지 않고 한결 같았던 선생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며 "선생이 절절하게 바란 통일을 못 보고 타계하신 것이 안타깝다. 민족 통일을 위해 앞서서 나갔던 선생의 뜻을 산 자(후대 사람)들이 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민족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 일 평생 치열하게 산 분이다. 5·18민주화운동 전후로 신군부에 연행돼 고문으로 인한 큰 고초를 겪고, 여생 동안 후유증을 앓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민족을 위해 활동한 등불이다. 숭고한 삶을 살다 가신 선생의 넋을 가슴 깊이 기린다"라고 덧붙였다.
홍성칠 광주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한국 민족·민중·민주운동의 큰 어르신이셨고 진보 운동의 거성이셨다. 생전에 강조하셨던 민주·평등·통일의 가치를 계승해 발전하도록 남겨진 사람들의 책임이 무겁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몸소 실천하셨다. 민주·통일 운동의 거목을 떠나 보내게 돼 안타깝고 슬프다"고 했다.
백 소장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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