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 하자"더니..문준용 "거짓말" vs 곽상도 "뻔뻔"

최경민 기자 2021. 2. 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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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오른쪽)에 대해 '갭투자 의혹', '예술지원금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곽 의원은 문 대통령 딸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시비를 건 바 있다.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준용씨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4줄쓰고 1400만원 지원금 수령' 의혹을 두고서다.

두 사람 간 공방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사안은 다르지만, 핵심 내용은 같다. 곽 의원이 "대통령 아들이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 준용씨가 "대통령 아들이 죄냐"는 취지로 받아치는 것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설전
두 사람 간 악연은 201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곽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준용씨가 초·중·고등학교에 코딩 교육 소프트웨어 납품사업을 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와서, 교육부에 자료 요청을 했다"며 "납득 못할 일이 없는 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준용씨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작품이나 교재를 사는 분들은 제 아버지가 누구이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제 작품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며 곽 의원을 향해 "대통령 아들과 거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납득 못할 일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해보시라"고 밝혔다.

준용씨가 야당을 향해 "아버지 찬스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곽 의원이 다시 나섰다. 곽 의원은 "정말 그러길 바란다. 수많은 청년들이 조국 장관 아들딸의 '아버지·어머니 찬스'에 환멸과 진절머리를 느끼고 있다"며 "(준용씨의) 미국 유학 시절 아버지, 어머니 찬스가 없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군, 멍군…"페어플레이 하자"
곽 의원은 준용씨의 아내를 겨냥한 '시아버지 찬스' 의혹도 제기했다. ‘2017년 메이커운동 활성화 지원사업’에 준용씨의 아내가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게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준용씨는 "제 아내는 ‘시아버지 찬스’를 쓸 필요가 없는 훌륭한 인재”라고 반박했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곽상도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6일 오전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6/뉴스1

2020년들어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지자 곽 의원은 준용씨를 다시 겨냥했다. 곽 의원은 지난해 7월 준용씨가 소유했던 서울 구로구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준용씨가 보유 중인 아파트를 팔아 시세차익 2억3000만원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은 박근혜 정부 때 은행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했는데, 문재인 정부에 이른 지금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기도 어려워졌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 이슈는 역풍이 불었다. 대구 중구남구를 지역구로 둔 곽 의원의 '서울 송파구 아파트'가 10억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설전에 준용씨도 '실수'를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곽 의원이 제가 출강 중인 대학 이사장을 국정감사에 불러냈다고 한다. 제 강의평가를 달라고 했다는데 한마디로 시간강사 시킨 게 특혜 아니냐는 소리"라며 "그런데 그거 하나 물어보고 이제 됐으니 들어가라고 한 모양"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이에 곽 의원은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건국대 이사장은 민주당 의원의 필요 때문에 증인으로 국감장에 불려 나왔고, 그에 따라 국감장에 대기한 것"이라며 "이왕에 증인으로 출석했기에 '문준용씨 자료'도 제출해 주도록 요청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준용씨는 "제가 잘못 안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며 "앞으로도 페어플레이하자"고 사과했다.
재점화된 악연…"준용씨 뻔뻔" vs "곽상도가 거짓말"
악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곽 의원은 준용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을 신청해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을 문제삼았다. 특히 준용씨가 서울문화재단 제출 서류 중 피해사실 확인서에 단 네 줄을 쓴 점을 폭로했다. 최초 공고 보다 선발 인원을 확대한 것도 준용씨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준용씨는 "이 지원금은 예술가 피해 보전이 아니라, 유망한 예술활동을 선발해 제작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력있는 유명 작가들이 뽑힐 가능성이 높고, 영세 작가 지원이 아니다. 곽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이에 곽 의원은 "형편이 어려운 많은 피해 예술인들을 제치고 지원받았을 뿐 아니라 우수한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왜곡하며 비방하기까지 하는 모습이 참 뻔뻔스럽다"며 "이번 사업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피해예술인 중에서 사업성이나 예술성을 평가를 하는 것이지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는 "아직까지 우수 예술인을 선발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사업 취지나 목적이 무엇인지 공고문을 한 번도 보지 않은 것 같다"라며 "그럼에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것을 보니 '문재인 보유국'임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준용씨는 "곽 의원 주장을 정리하면 'A가 탈락할까봐 선발 인원을 늘렸다'다. 그런데 근거는 하나밖에 없다. 'A가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이다'. 이게 타당한 근거인가"라며 "의혹 제기 방식을 살펴보면 한 번도 적극적으로 자기 주장을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 지적했다.

또 "어떤 점이 의심스러운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될 것"이라며 "곽 의원은 국회의 전능함으로 필요한 모든 자료를 확보하고,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검증했을 것이다. 그러고도 이런 궁색한 주장만을 한다는 것은, 그외에는 문제 없음이 검증된 것이기도 하다"고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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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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