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 모임은 되고 부모님 기일은 안된다?".. 새 '5인 모임 금지' 기준 논란

이은영 기자 2021. 2. 1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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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확진자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 직계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보다 '코로나 청정지역'에서 형제자매끼리 만나는 게 덜 위험한 것 아니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기준을 '직계가족'으로 둔 이유를 모르겠다."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돼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일부 변경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도 "모임 인원 제한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직계가족인지 아닌지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형제자매는 만나면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커지고, 며느리 사위는 아무리 많이 모여도 코로나가 피해 가는 것이냐" "예외를 허용할 거면 형제자매도 가능하게 하든지, 아니면 전부 금지하는 게 공평한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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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확진자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 직계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보다 ‘코로나 청정지역’에서 형제자매끼리 만나는 게 덜 위험한 것 아니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기준을 ‘직계가족’으로 둔 이유를 모르겠다."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돼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일부 변경됐다. 그러나 정부가 모임 금지 예외 기준을 ‘직계가족’으로 한정하면서 일각에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설 연휴 사흘째를 맞이해 외출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15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하향하고, 일부 업종을 제외한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로 완화하는 내용의 조정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1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는 28일까지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다중이용시설은 업종과 지역에 따라 운영시간 제한이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늘거나 해제됐고, 몇 달씩 영업이 금지돼온 유흥시설 6종도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유지됐으나 직계가족에 한해서는 같은 집에 살지 않더라도 모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번 조치 완화로 직계존속인 부모, 조부모와 직계비속인 자녀와 사위·며느리, 손주 등과는 5명 이상 모일 수 있게 됐지만,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형제자매들끼리는 여전히 모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형제와 자매는 서로 직계가족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화된 기준대로라면 가정 안팎에서의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 손주들과의 식사 등은 인원수와 관계없이 허용되지만, 부모 기일에 차례를 지내기 위해 주소지가 다른 형제자매가 5명 이상 모이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같은 예외 기준에 "실효성 없는 조치"라며 반발 여론이 일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강모(26)씨는 지난 주말 거리두기 조정안이 발표되자마자 시댁으로부터 시아버지 묘소에 같이 가자는 전화를 받았다. 강씨는 "시어머니가 ‘제사를 제대로 못 지냈으니 이번 주말에라도 다같이 경기 용인에 있는 묘소에 가자’고 말씀하시더라"라며 "서울, 인천, 대전에서 온 가족이 모여 이동할 예정인데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는 것이라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도 "모임 인원 제한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직계가족인지 아닌지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형제자매는 만나면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커지고, 며느리 사위는 아무리 많이 모여도 코로나가 피해 가는 것이냐" "예외를 허용할 거면 형제자매도 가능하게 하든지, 아니면 전부 금지하는 게 공평한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사적 모임을 자제시키는 이유는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직계가족 여부는 방역에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적 모임을 자제하라는 메시지에는 공감하지만 직계가족을 예외로 둔 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조치"라며 "직계가족이든 아니든 결국 거주지가 다른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인다는 점에서 모임의 성격은 본질적으로 같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어 "여러 감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장 중요한 건 ‘마스크 착용’인데 가족끼리 만나면 마스크를 벗을 수 밖에 없다"며 "누구를 만나는지와 관계없이 여러 명이 한 공간에 모여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피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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