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이어 구글·MS까지 "엔비디아의 ARM 인수 막아달라"

팽동현 기자 2021. 2. 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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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NVIDIA)의 암(ARM) 인수에 미국의 주요 IT업체들이 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 미국 거대 IT기업들은 반독점 당국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합병(M&A)을 막아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기업 엔비디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4조원)에 인수한다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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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2018에서 기조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엔비디아(NVIDIA)의 암(ARM) 인수에 미국의 주요 IT업체들이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 독점과 생태계 교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 미국 거대 IT기업들은 반독점 당국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합병(M&A)을 막아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CNBC는 퀄컴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를 비롯해 유럽(EU)·영국·중국 등 주요국 규제기관에 반대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기업 엔비디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4조원)에 인수한다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이 인수 건은 반도체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자 산업지형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시가총액에서 인텔을 제쳤으며,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RM은 삼성전자·애플·퀄컴 등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회사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사실상 독점한 상태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로 CPU와 GPU를 아우르는 반도체 공룡이 탄생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IT업체들은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 기술에 대한 경쟁사의 접근을 제한하고 시장 경쟁에도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ARM이 개방형 라이선스 모델로 업계에 저전력 반도체 기술을 공급해왔던 것과 달리 엔비디아가 선도적인 기술을 독점하고 타사 제공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다. 엔비디아 측은 ARM의 투명하고 협력적인 사업모델을 지속할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미국 FTC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 관련해 조사 두 번째 단계에 돌입했으며,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엔비디아, ARM 등에 보다 자세한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영국의 규제당국도 자체 조사에 나섰고,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도 양사 합병을 쉽게 승인하진 않을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난항을 겪게 되면 소프트뱅크그룹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당면한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ARM 인수 4년 만에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RM은 기술을 공유해온 곳인데, 이 기술을 엔비디아가 가져가게 되면 퀄컴 등 경쟁 관계인 곳에서는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해당 인수 건의 무산을 바라는 곳이 적지 않아서 승인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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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동현 기자 dh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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