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머스크·저커버그와 대화를.. '인싸'들의 '음성 SNS'

이승주 기자 2021. 2. 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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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앱’ 열풍… 머스크 “푸틴, 저랑 대화할래요?” 화제

작년 4월에 등장한 ‘음성 SNS’

출시 10개월만에 600만명 가입

정치·경제·문화 등 주제별 ‘방’

유명인사들과 전화하듯 이야기

민감한 주제 다뤄 ‘사회적 논란’

검열 심한 中선 앱 접속 차단도

국내외 정보기술(IT) 및 스타트업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의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가 인기다. 불특정 다수의 참가자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13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클럽하우스에서 저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가요?”라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앞서 지난 1일에는 클럽하우스 앱을 통해 ‘게임스톱’ 주가 폭등 관련 토론에 참여하면서 클럽하우스 열풍의 시초가 됐다. 국내에서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정치인들을 비롯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의장 등 신산업을 선도하는 CEO들과 힙합 아티스트 등이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창업가인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의 로한 세스가 만든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4월 등장한 음성 기반 SNS다. 애플의 아이폰용 시범 서비스만 출시된 상황이지만, 초대권을 받아야 가입이 가능해 사용자들에게 소위 ‘인싸(그룹·모임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사이더)’라는 느낌을 줄 수 있고,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유명인과도 친구와 전화하듯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출시 10개월 만에 6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클럽하우스를 만든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은 창업 8개월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반열에 올랐다.

클럽하우스는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주제별 ‘방(room)’을 기반으로 이뤄져 있으며 방에 들어가 다양한 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더레이터(방장)가 방을 개설하면 다양한 사용자가 그 방에 들어가 발언자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청취자들도 ‘손들기’ 버튼을 클릭하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공개 채팅방에는 최대 5000명까지 모일 수 있다. 머스크 CEO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해외 유명 인사뿐 아니라 국내 IT 업계 CEO나 연예인 등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속내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 사용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유명인을 클럽하우스에 초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과 래퍼 카녜이 웨스트가 곧 클럽하우스에 등장할 예정이라는 트위트를 올리기도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공식 계정에서 14일(현지시간)까지 머스크의 제안에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의 성공 비결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만남과 소통이 줄어든 사회에 소통의 공간을 제공한 점이 꼽힌다. IT 매체 엔가젯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고립됐다고 느끼는 순간에 클럽하우스가 등장했다”고 했다. 대화가 이뤄지는 순간에 대화방에 없으면 영원히 대화를 다시 들을 수 없는 것도 강점이다. 녹음하거나 외부로 대화 내용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앱이 출시된 데다 기존 사용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중고시장에선 아이폰을 구하거나 초대권을 사겠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음성으로만 대화가 이뤄지기에 청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유럽 등을 시작으로 국내 사용자들도 음성에 대한 보완 방안으로 음성 자동 자막이나 채팅창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검열이 일상화한 중국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뤄진다는 이유로 클럽하우스 앱 접속이 차단됐다. 중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끌었는데, 사용자 일부가 신장(新疆)위구르족 강제수용소, 대만 독립, 홍콩 국가보안법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토론한 것이 앱 차단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미국의 주요 SNS가 금지돼 있으며 우리나라의 카카오톡도 접속이 안 될 때가 많지만, 클럽하우스는 차단 전까지 가상사설망(VPN) 없이 접속이 가능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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