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위기 자초했다" 현직 판사들, 잇따라 대법원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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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 처리와 관련한 거짓말 논란, 법관탄핵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 대법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이달 중 출간 예정인 저서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에서 "법관들 사이에서 '앞으로 위증죄 피고인이 오더라도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다'는 쓴 농담이 나온다"며 김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관의 업무라는 것이 따지고 보면 거짓말을 찾아내는 일"이라며 "그런데 법관의 수장이 거짓말을 한 형국이 되었으니, 이제 법관들이 국민을 상대로 뭐라 말할 처지가 못 된다"고 밝혔다.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도 전날 법원 내부 게시판에 '탄핵과 관련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송 부장판사는 "국회의 탄핵소추 표결을 앞두고 공개된 대화 내용 중 일부와 이에 대한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은 어떤 경위나 이유에도 불문하고 신중하지 못하고 내용도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신뢰의 위기를 자초한 것은 바로 대법원장 본인"이라며 "대법원장은 이제라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 전체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송 부장판사는 법관탄핵소추에 대해서는 국회를 두둔하는 쪽에 섰다. 송 부장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출신 인사다. 앞서 법관회의는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판사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것을 공식 입장으로 채택한 바 있다. 이는 여권이 법관탄핵소추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됐다.

이에 대해 송 부장판사는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는 법관 사회 내부의 자기성찰에서 비롯됐다"며 "전국의 법관대표 100여 명이 모여 치열한 토론 끝에 표결에 이른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의결사항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한편 김 대법원장은 설 이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출·퇴근길을 지키는 취재진들에게 "입장을 밝힌다면 미리 공지를 한 뒤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출·퇴근길에서는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서초동 대법원 출근길에서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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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