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코노미>확증편향·가짜뉴스 '괴물' 된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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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표현의 수단이자 다양한 타자와의 소통 공간으로 평가받았던 SNS가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본인의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크레이그 맬킨 미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는 '누군가 어딘가에서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등 필요 이상의 나르시시즘을 조장한다"면서 "이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단절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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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정치의견에만 노출
“갈수록 경청하는 능력 잃어”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다양한 타자와의 소통 공간으로 평가받았던 SNS가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본인의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드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을 강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NS에서 과도한 관음증이나 나르시시즘(자기 애착) 현상도 빈번히 목격되면서 민주주의 쇠퇴와 함께 ‘각자도생’ 사회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 연구팀이 2016년 대선 당시 일반 미국인들의 SNS 활동을 분석·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 예상과 달리 상당수가 다른 정치·사회적 의견이나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이유는 3가지였다. 먼저 SNS상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성향이 비슷했다. 결국 비슷한 의견만을 공유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본인의 의견에 더 확신을 갖게 된다. 두 번째로 SNS의 알고리즘 체제도 사용자가 반응한 것과 유사한 정보를 우선 선별해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의견·정보를 접하더라도 사용자가 정확성에 대한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일부만 기억해 수용한다는 것. 연구팀의 필리포 멘처 교수는 “SNS는 다양한 정보 제공에 있어 위키피디아 같은 비(非)SNS보다 취약했다”고 말했다.
이는 한병철 독일 베를린예술대 교수가 2017년 저서 ‘타자의 추방’에서 지적한 것과도 일치한다. SNS가 손쉬운 인맥 관리 및 소통 창구가 되고 있지만, 동시에 속도와 단문을 선호하는 SNS 특성 때문에 “우리는 경청하는 능력을 갈수록 잃어가고 있다”는 것. 또 한 교수는 “낯선 자와 타자를 지나쳐 같은 자와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발견하도록 하고, 우리의 경험 지평을 갈수록 좁아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SNS가 이견을 수용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흔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멘처 교수도 “SNS는 미국에서 주요한 뉴스 플랫폼인데, 이는 그만큼 가짜뉴스도 빨리 번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SNS상 분열이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연결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셀카’로 대표되는 SNS의 특성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폭음이나 폭식, 또는 극단적 선택 장면 중계 등 과다한 사생활 노출은 SNS 특성이 만들어낸 나르시시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NS가 도출한 ‘비대면’ 인간관계가 오히려 인정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면서 ‘관종’을 낳게 되며, 그 반대편에는 관음증이 있다. 크레이그 맬킨 미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는 ‘누군가 어딘가에서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등 필요 이상의 나르시시즘을 조장한다”면서 “이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단절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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