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 맏딸 "평안히 가시라고 보내드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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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15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백 선생의 맏딸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사회운동의 선·후배로, 끊임없는 긴장의 일상이 쉽지 않았지만 더 없이 빛나고 참으로 벅찬 세월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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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15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백 선생의 맏딸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사회운동의 선·후배로, 끊임없는 긴장의 일상이 쉽지 않았지만 더 없이 빛나고 참으로 벅찬 세월이었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15일 오전 페이스북에 “아버님 백기완 선생님께서 먼 길 떠나셨다”고 알리며, “힘겨운 투병생활 속에서도 해가 질 무렵이면 인왕산 자락의 노을을 한없이 바라보시던 맑은 눈빛. 평안히 가시라고 보내드려야 하는데 지난 세월을 돌이키니 어찌 보내드릴 수 있을지…”라고 했다.
이어 “역사적 긴장을 살라시던 당신의 담금질과 깊은 사랑 잊지 않겠다”며 “늘 든든한 진보운동의 지향을 몸소 실천으로 열어주셔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글에서 백 교수는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1979년 주신 딸에게 주는 편지를 책으로 엮어 평생을 살아가는 길라잡이를 일러주신 아버님”이라고 회상했다.
백 선생은 이 책을 통해 ‘미인은 얼굴이 예쁜 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발전에 당당한 주체로 서는 여성을 말한다’며 대륙을 호령한 고구려의 기개를 가진 여성을 예로 들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애도를 표하며 “내가 선생님의 책을 처음 접했던 것은 대학에 들어가서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 - 딸에게 주는 편지’라는 작은 책이었다. 딸에게 주는 편지형식으로 쓰인 이 책에 나오는 장산곶매 이야기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이날 새벽 백 선생이 영면했다고 밝혔다. 백 선생은 지난해부터 심장질환 등으로 수술과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 1932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백 선생은 1950년대부터 농민과 빈민, 통일·민주화운동에 매진해왔다.
백 선생은 지난 1974년 2월 긴급조치 1호의 첫 위반자로 옥고를 치렀고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모태가 된 장편 시 ‘뮛비나리’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7시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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