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배터리 분쟁 합의 속도 낼까..미국에선 "바이든 거부권 행사해야"
조지아 주지사, 바이든 거부권 행사 요청..SK 합의 서두를 가능성도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침해 소송 최종결정에서 LG의 승소 판결을 내린 가운데 양사 간 합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폭스바겐과 포드는 당장 대체 공급선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지아주는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ITC 판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에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두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합의를 촉구했다.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분쟁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봤다. 궁극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이 분쟁을 법정 밖에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며 양사의 자발적인 합의를 요청했다.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두 회사의 합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제조업체와 노동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며 합의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ITC는 지난 10일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해 생산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의 미국 내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면서, 폭스바겐과 포드에 공급하는 배터리에 한해서는 각각 2년과 4년 예외적으로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9.8GWh 생산규모 조지아 1공장은 2022년 1분기, 11.7GWh 규모 2공장은 2023년 1분기부터 양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이들 업체들에는 1~2년만 배터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1분기부터 미국 테네시주 폭스바겐 공장에 연 2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이는 ID4에 전량 탑재될 예정이었다. 폭스바겐에 대한 배터리 수입 금지 유예기간이 2년으로 짧은 만큼, 폭스바겐은 실질적으로 1년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연 20만대 규모의 대체 공급처를 찾으려면 4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가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장기간 협업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대체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의하든, 수입 허용 기간을 늘리든 어떤 방식으로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SK이노베이션이 26억달러(약 2조8700억원)를 들여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도 지난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의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켐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ITC의 판결을 뒤집어달라고 요청했다.
켐프 주지사는 ITC의 결정이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불행하게도 ITC의 판결은 SK의 2600개의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혁신적인 제조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재계에서는 이번 ITC의 판결과 미국 현지 분위기를 감안하면 SK와 LG 두 기업이 미 대통령 검토 기간인 60일 내에 어떤 방식으로든 합의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 행정기관인 ITC의 결정은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대통령은 60일간의 심의기간을 갖는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공공의 이익을 저해하거나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때에만 제한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해 포드, 폭스바겐 등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일부 유예기간을 둔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명분이 약해져 있다. 승소한 LG에너지솔루션이 한층 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둔 만큼, 다급해진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서두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TC 판결 전에도 양사는 물밑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LG는 수조원을, SK는 수천억원을 합의금으로 각각 제시하는 등 양사가 제시한 합의금 액수의 금액 차가 워낙 커 깊은 대화가 오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남 좋은 일만 시킨다. 빨리 해결하라'고 합의를 촉구했었던 만큼 국내외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번 ITC 결정을 계기로 합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재계 안팎의 시선을 의식해 내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 전 이번 배터리 분쟁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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