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3월 중순 가닥.. FOC 검증 등 변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진행
전작권 전환 검증 놓고선 이견
北 자극할라 구체 방식도 협의
美언론 "한·미 방위비 곧 타결"
블링컨, 내달 중순 방한 가능성

오는 3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미연합훈련이 3월 둘째 주에 시작돼 9일간 진행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1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PX)을 3월 둘째 주에 진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세부 내용 등을 협의하고 있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는 훈련은 9일 정도로 예상되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훈련 시기와 기간은 가닥이 잡혔지만, 훈련 수준과 규모·세부 일정 등 구체적인 진행 방식은 한·미 사이에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검증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북한 반발 가능성 등 고려사항이 많아서다.

우선 환수되는 전작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이번 훈련에서 어떻게 할지를 두고 한·미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FOC 검증과 평가를 함께 하자는 입장이지만, 미국 측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수용해 FOC 검증을 함께 진행하게 되면 훈련에 참여하는 해외 미군 증원 전력이 늘어나 훈련 규모는 커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의 반발이 우려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월 초 당대회에서 “남측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다.

최근 한·미연합훈련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훈련은 한반도에 여러 함의가 있다”고 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발언이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주문한 유연한 대응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군 관계자들은 전작권 전환 검증과 맞물린 이번 한·미연합훈련이 예년 수준의 규모를 회복해 정상적으로 시행되길 바라는 눈치다. 이번 훈련에서 FOC 검증과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11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 5명의 말을 인용해 지난번 방위비분담금 총액인 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한 수준으로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은 지난해 3월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부로 타결되지 못했다.

CNN은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3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아시아 순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이 일정에 방한 일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교부는 지난 12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블링컨 장관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은 빠른 시일 내 현안 논의를 위한 고위급 협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방한에 맞춰 SMA 협정 체결 등 한·미 양국의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박병진·홍주형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