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설, 목소리 SNS '클럽하우스'로 통했다

이재호 2021. 2. 1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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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자정 무렵, 실시간 음성 대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의 한 대화방에 참가한 100명 중 일부가 대중가요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음성 기반의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을 자유롭게 만들고 참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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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SNS' 인기몰이, 왜?
초대장 받아야 가입 가능하지만
유명 기업가·정치인들과 대화 등
입소문 타고 이용객 폭발적 증가
음성 대화 에스엔에스(SNS) ‘클럽하우스’ 아이콘. <한겨레> 자료사진

“이 바보야 진짜 아니야, 아직도 나를 그렇게 몰라~”

지난 13일 자정 무렵, 실시간 음성 대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의 한 대화방에 참가한 100명 중 일부가 대중가요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선창했던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최근 연인과 헤어진 이야기를 털어놓고 “이지의 ‘응급실’을 부를게요”라고 했다. 노래를 듣던 다른 참가자들이 따라 부르며 거들고 나서자 코러스를 넣는 사람도 나타났다. 곽아무개(25)씨는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클럽하우스가 큰 인기를 끌어서 설 연휴가 시작될 때 깔고 이용했는데, 단체로 ‘떼창’을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사람들이 그동안 노래방에 가지 못했던 한풀이를 하는 듯했다”고 전하며 웃었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 설 명절 연휴 동안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단연 최고였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클럽하우스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을 경계하는 ‘클라밸’(클럽하우스와 삶의 균형)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음성 기반의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을 자유롭게 만들고 참가할 수 있다. 대화방에서는 ‘발언자’(스피커) 자격을 얻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고,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팟캐스트처럼 듣기만 할 수도 있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기존에 가입한 참가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고,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일부 스타트업 창업자와 프로그램 개발자들 사이에서만 폐쇄적으로 이용됐다. 그러다 이번 설 연휴를 전후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클럽하우스’에서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나선 대화방. 클럽하우스 화면 갈무리

일정한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는 유명 기업가나 정치인 등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관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배아무개(30)씨는 “티브이에서만 보던 뇌과학자 장동선씨와 클럽하우스에 개설된 방에서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즐거웠다”며 “인상 깊게 봤던 뮤지컬의 배우 박소연씨는 직접 신청곡을 받아 노래를 불러줬는데 배우와 관객이 모두 간접적으로나마 공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 연휴 기간 클럽하우스에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 등이 대화방을 열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는 전아무개(32)씨는 “코로나19 이후 채용 박람회 등을 할 수 없었는데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업을 홍보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채널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따라 취업준비생이나 취업과 관련된 정보를 얻으려는 청년들 사이에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과)는 “실시간으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소통할 수 있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보여주는 유튜브보다 쌍방향 소통이 훨씬 강화된 플랫폼”이라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제한됐던 ‘사람과의 소통’ 욕구를 해소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재호 강재구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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