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미들의 '반 공매도 전쟁' 미 게임스탑 전황과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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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인 셀트리온·에이치엘비를 꼽아 '반 공매도'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건 지난 1일이었다.
공매도 금지 조처가 내려진 지난해 3월16일(셀트리온 1조9907억원·9.37%, 에이치엘비 4485억원·12.29%)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지만, 반 공매도 운동에 따른 부담으로 상환을 서두른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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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종목 잔고 일부 상환에도
주가·순매수 흐름 기대 못미쳐
"시총 대비 비중 따져야" 지적도
개인 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인 셀트리온·에이치엘비를 꼽아 ‘반 공매도’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건 지난 1일이었다. 당시의 선전 포고 의도대로라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흐름에 따라 주가 상승세가 이어져 이른바 ‘공매도 세력’이 궁지에 몰렸어야 했다. 결과는? 달랐다.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가는 1일 하루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각각 14.51%, 7.22% 반짝 급등한 뒤 내림세를 탔다. 2월 들어 10일까지 셀트리온 주가는 2.47% 올랐다. 코스피지수 상승률 4.18%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에이치엘비는 1.89% 올라, 역시 코스닥지수 상승률 3.83%보다 낮았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두 종목 모두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통계에서 셀트리온의 투자자별 매수·매도를 보면, 개인(2649억원)과 기관(728억원) 순매도, 외국인(3670억원)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에이치엘비 쪽도 개인(616억원)과 기관(11억원)은 순매도, 외국인(679억원)은 순매수로 나타났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미국의 ‘게임스탑’ 공매도 다툼 사례와 달리 우린 좌표를 정해서 두 종목을 매수하자는 식으로 운동을 벌인 건 아니고 성명서 발표를 통해 선언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비이락인지는 몰라도 전쟁을 벌이겠다고 했더니 공매도한 주식의 상환이 많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올랐다”며 “공매도에 대한 반감 여론을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열흘이었다”고 자평했다.
정 대표의 분석처럼 반 공매도 전쟁 선언 뒤 해당 종목의 공매도 주식 상환이 일부 이뤄지긴 했다. 8일 기준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는 1조6637억원(시가총액의 3.67%)으로 1월 말 1조9316억원(4.42%)에 견줘 상당 폭 줄었다. 같은 기간 에이치엘비 공매도 잔고는 2967억원(6.22%)에서 2319억원(4.79%)으로 감소했다. 공매도 금지 조처가 내려진 지난해 3월16일(셀트리온 1조9907억원·9.37%, 에이치엘비 4485억원·12.29%)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지만, 반 공매도 운동에 따른 부담으로 상환을 서두른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반 공매도 운동에 대해 “공매도 잔고를 잣대로 삼아 대상을 정하려면 절대 금액보다 시가총액 대비 비율을 따지는 게 더 적절했을 것”이라며 셀트리온·에이치엘비를 먼저 지목한 데 의문을 나타냈다. 8일 기준 코스피 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은 롯데관광개발(6.76%), 두산인프라코어(4.85%), 셀트리온 차례로 높다. 코스닥 쪽은 신라젠(9.06%), 케이엠더블유(5.00%), 에이치엘비 차례다. 이 순서는 1일 기준으로도 마찬가지였다.
정 대표는 “공매도 잔고 절대액보다 시총 대비 비중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맞다고 본다”며 “5월 공매도 재개 뒤엔 시총 대비 비중이 높은 종목도 당연히 대상에 포함해 반 공매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세조종 따위의 구설에 휘말릴 수 있어 5월 공매도 재개 전에는 조심스럽다”며 “재개 뒤 피해 본 종목들이 많이 나오면 모든 각오를 하고 진짜 전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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