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3월 둘째주 가닥..한반도 정세 '시험대'

이국현 2021. 2.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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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코로나19 등 제반상황 종합 고려해 협의 중"
1,2부로 나눠 진행..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유력해
전작권 전환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여부 촉각
北, 한미훈련 중단 요구 상황서 진행 땐 도발 우려도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주한미군 제23화학대대 소속 501중대는 지난해 12월 19일 경기 의정부시 소재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에서 국군 수도기계화사단과 함께 북한 WMD 제거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처) 2020.0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3월 둘째 주에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코로나19 상황과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해 세부 일정은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다.

1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3월 둘째 주에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PX)을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고 훈련 일정과 규모, 세부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훈련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진행되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다"라며 "아직 최종 합의는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군은 이달 초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성격의 지휘소 훈련"이라고 규정하면서 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진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양국은 한국군의 연합작전 능력, 초기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한반도 주변 정세 등 3대 조건이 충족되면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전작권을 전환하려면 우리 군 장성이 지휘할 미래연합사령부에 대한 기초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에 대한 3단계 검증 평가가 마무리돼야 한다.

군은 2019년 8월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위한 예행연습을 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훈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훈련 일정과 규모를 대폭 축소해 시행했다.

현재 한국 측은 상반기 FOC 검증과 평가를 진행하자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올해 연합훈련에서 2단계 검증평가(FOC)를 진행해야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측에선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유보하자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김일성광장에서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격려하고 있다. 2021.01.1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한미연합훈련의 시행 규모와 방식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시험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주요 포인트다.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한 상황에서 예정대로 훈련이 시행될 경우 도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남측이) 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 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며 남측의 태도에 따라 남북 관계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힘을 실고 있는 정부의 노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북한의 도발은 대북 강경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일각에선 한미연합훈련 일정을 유예하거나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일부는 코로나19 상황은 물론 미국의 대북 정책, 전작권 전환 등을 고려해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남·북·미가 긴장을 조성하지 않고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군사 훈련에서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군사훈련 문제가 한반도에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우리도 북한도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선보인데 이어 연초 당대회에서는 핵잠수함과 극초음속미사일, 군사정찰위성 등 개발을 천명하며 대미·대남 도발 위협을 높였다.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의를 이어가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연합 방위 태세는 확고하게 유지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수준의 연합훈련은 계속 실시돼야 한다"며 "다만 대규모 연합훈련은 한반도 상황의 여러 가지 함의가 있기 때문에 미 측과도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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