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참전' 쏟아지는 반도체 SOS, 삼성의 선택은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이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 주정부들이 삼성전자 공장 유치에 뛰어든 데 이어, 사태를 지켜보던 유럽연합(EU)도 삼성전자를 거론하고 나섰다. 전 세계 반도체 가뭄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 시선이 삼성전자 행보에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EU가 최대 500억 유로(67조2700억원 상당) 규모로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참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재무부 관계자는 같은날 열린 브리핑에서 두 업체의 참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TSMC는 가장 혁신적인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서 "아직까진 결정된 바가 없지만 EU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답했다.
EU는 장기적으로 전세계 반도체칩과 마이크로프로세서의 20% 이상을 EU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NXP과 독일 인피니온, 스위스 ST마이크로 등 EU 내에 있는 반도체 회사들은 대부분의 칩 생산을 해외 기업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기업)에 맡기고 있다.
지난해 말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NXP, 인피니온 등은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자 파운드리 업체에 주문을 넣었지만, 생산라인은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서버·PC용 CPU(중앙처리장치) 등으로 꽉찬 상태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반도체 부족 사태는 완성차 업체는 물론, 다른 산업의 생산 중단까지 야기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9일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인해 북미 공장 3곳의 가동 중단을 최소 다음달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자국 내 생산을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인텔, 퀄컴, AMD 등 미 반도체 회사 최고경영자(CEO) 21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조금이나 세액 공제 등의 형태로 반도체 생산의 인센티브를 위한 상당한 재정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이유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면서 "해당 국가의 자동차 회사나 정부가 자금 지원이나 세제 혜택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삼성이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 했다.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은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로이터가 미국 텍사스 주정부 문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와 트래비스카운티에 20년 동안 재산세 100% 감면과 고정자산에 대한 50%의 세제 혜택 등을 요구했다. 9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양측의 입장차가 2000억원 수준으로 좁혀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들이 주로 포진해있는 유럽과 달리 미국에는 구글과 애플, MS 등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최대 고객사가 있다. 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고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TSMC가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전후로 미국 현지공장 건설을 공식화점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라인을 증설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삼성전자는 평택에 남아있는 공장 부지에 증설하거나, 기흥이나 화성 라인을 첨단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력도 연구시설도 국내에 밀집돼 있다"면서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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