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284] 신흥 재벌의 돈 쓰는 방식
DJ 정권 때 한 가지 한 일이 있다. 전국에 인터넷 통신선을 깔아 놓은 일이다. 이걸 기반으로 해서 신흥 재벌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네이버의 이해진, 카카오의 김범수, 넥슨의 김정주를 꼽고 싶다.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돈을 벌었다는 공통점이 있는 기업들이다. 이제까지 벌었던 돈보다 앞으로 벌어들일 돈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되는 기업들이기도 하다.

이해진, 김범수, 김정주는 10년 전 미국의 3대 스타 CEO였던 세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에릭 슈밋이다. 이 세 사람의 출생 연도는 1955년 무렵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의 세 사람도 60년대 후반 출생이다. 김범수가 1966년, 이해진이 1967년, 김정주가 1968년이다. 미국과 10년 간격을 두고 한국에도 테크 기업 재벌이 나타난 것이다. 산업 구조의 재편에는 개인의 능력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 시대가 배출한 기술 변화가 결정적 변수임을 말해준다.
그 기술 변화의 흐름을 올라탈 수 있는 사람이 재벌이 되는 셈이다. 이 4차 산업 재벌의 한 사람인 카카오의 김범수가 이번에 자기 재산의 반절인 5조를 사회에 내놓겠다고 발표하였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에서 5조를 기부하겠다고 한 사례는 없다. 5조는 한국의 기부 역사상 가장 큰 거액이다. 트럼프 정권에서 한국에다가 요청한 방위비 분담금 액수가 50억달러이니까 우리 돈으로 5조에 해당한다. 이것도 기업에 무슨 문제가 발생해서 대국민 사죄용으로 내놓겠다는 것도 아니다. 내가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사회를 위해서 그냥 내놓겠다는 순수한 선의로 받아들여진다.
김범수의 5조 기부는 우상 파괴의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 지금 돈은 자기 영혼을 팔아서라도 섬겨야 하는 우상이 되었다. ‘영끌’ 투자라는 말 자체가 그렇다. ‘돈을 위해서 영혼까지 팔겠다’는 뜻 아닌가. 젊은이들이 영혼까지 팔겠다고 나오면 사회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김범수의 5조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높이 10m의 거대한 우상을 도끼로 갈겨버리는 행위이다. ‘이성’으로는 도저히 파괴가 안 되는 우상을 ‘기부’로 파괴했다고나 할까.
김범수가 쓴 책 제목은 ‘우상과 기부’이다. 신흥 재벌의 기부는 주역 42번째 풍뢰익(風雷益) 괘에 나오는 ‘손상익하(損上益下: 위를 덜어서 아래를 보강하는)’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재벌이 원망의 대상이 아닌 존경의 대상이 되는 첫걸음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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