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굶어죽은 2세 여아… 친모는 딸 살아있을때 집 떠나

구미/이승규 기자 2021. 2. 15.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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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남편과 헤어져 키우기 힘들어” 최근까지 딸 아동·양육수당 챙겨
2월 12일 경북 김천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지난 10일 구미시 빌라에서 2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아이의 어머니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경북 구미시에서 만 2세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친엄마가 딸이 살아 있을 때 집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딸이 사망한 뒤에도 양육수당을 계속 받아온 사실도 드러났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 살던 A씨(22)는 지난해 8월 초 딸 B양을 내버려두고 집을 떠났다. B양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사망했다. 지난 10일 발견된 B양 시신은 부패가 심했고, 일부 미라화(化)가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전 남편과 오래전 헤어졌는데 경제적 문제 등으로 양육이 힘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혼했고, 현재 또 다른 자녀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 가정을 꾸린 상황에서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B양을 키우기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달 25일까지 구미시가 딸 B양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과 가정 양육수당을 모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추정하는 B양 사망 시점을 감안하면 A씨는 최소 120만원을 부당 수급한 셈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아동에 대한 사망신고서를 제출하거나 아동이 장기간 해외로 출국할 경우 수당 지급이 정지된다”고 말했다. A씨가 딸이 사망한 사실을 신고하는 순간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수당을 그대로 지급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경찰이 A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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