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싸는 '클하'에 뜬다.. 일주일새 110만명 가입

이건혁 기자 2021. 2. 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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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클럽하우스' 국내서도 인기몰이
클럽하우스 창업자 로한 세스(왼쪽)와 폴 데이비슨.

설 연휴 첫날인 11일 오후 11시.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 개설된 ‘디자이너가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대화방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등장했다. 삽시간에 청취자 1500명이 몰려들었다.

“디자이너에게는 최고경영자(CEO)와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인 담당 임원이 있는 회사가 좋다.” “자기 영역에 갇히지 말고 여러 가지를 해봐야 실력이 는다.” 디자이너 출신 김 의장은 마이크를 잡고 평소 자신의 생각을 담아 거침없이 말했다. 김 의장은 밤 12시 넘어서까지 약 1시간 반 동안 일반인과 디자이너 선후배, 취업준비생 등의 질문에 성의를 담아 답했다. 대화방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요즘 대세’ ‘차세대 SNS’로 꼽히는 클럽하우스의 모습이다. 아이폰에서만 앱이 가동되는 한계에도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명 인사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입소문과 함께 앞선 가입자가 초대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성, 대화가 녹음도 기록도 되지 않는 휘발성이 부각되면서다.

○ 김봉진,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 등장에 급성장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의 계정. 클럽하우스 캡처

클럽하우스는 구글 개발자 출신 폴 데이비슨과 로한 세스가 창업한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지난해 4월 선보인 SNS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등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앱 이용자는 2일 기준 360만 명이다. 이 중 110만 명은 가입한 지 6일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가입자 증가세가 최근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외신은 13일(미국 시간) 기준 전 세계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 한국, 일본 등에서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끌면서 개발사 가치는 설립 10개월 만에 10억 달러를 넘어서며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대열에 올랐다.

클럽하우스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유명 인사들이 가입한 걸 계기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클럽하우스에서 공매도와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가상화폐에 대해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라고 밝히면서 클럽하우스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유명 인사들이 속속 클럽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의장을 비롯해 이승건 토스 대표,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창업주 등 트렌드에 민감한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이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금태섭 전 의원 등 정치인들도 대화방을 개설하며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유명 인사들이 참여한 대화방에는 대략 500∼2000명의 이용자가 몰려든다.

○ ‘부정확한 정보 유통’ 우려 목소리도

‘평소 대화하기 어려운 인사들과 실시간 목소리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클럽하우스의 인기 비결이다. 대화 녹음은 금지돼 있다. 이용자들은 지금 당장 듣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나 재미있는 일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클럽하우스로 몰려들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애플 운영체제(OS) 버전만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OS용 클럽하우스도 개발 중이지만 정확한 공개 시점은 미정이다. 그러자 클럽하우스 가입을 위한 중고 아이폰 거래가 늘고 있다. 중고 스마트폰 빅데이터 분석업체 유피엠에 따르면 이달 1∼9일 중고 아이폰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4만여 건에 달했다.

클럽하우스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스마트폰 OS의 약 75%를 점유하는 안드로이드 이용자까지 유입되면 이용자가 또다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운택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음성 기반이다 보니 클럽하우스를 틀어 놓고 일을 하거나 글을 읽을 수 있어 멀티태스킹에 유리하다. 시각 중심인 기존 SNS를 보완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클럽하우스 이용자 증가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클럽하우스 이용자가 많은 IT 업계는 임직원들이 회사 정보를 발설하거나 ‘뒷담화’하는 일이 생기면서 비상이 걸렸다. 부정확한 정보 유통을 걸러낼 장치가 부족하고 이용자들의 혐오 발언을 제어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에서는 중국 정부가 클럽하우스 이용자 정보에 접근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스탠퍼드 인터넷 관측소’는 “클럽하우스 채팅룸 데이터가 중국 기반 서버로 전달되는 것을 관찰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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