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보편 동시 지급' 밀던 與, 재정-시간 빠듯해 12일만에 후퇴

강성휘 기자 2021. 2. 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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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선별 동시 지원'을 고집하던 민주당이 14일 '선별 우선 지급'으로 결국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전 국민 지원은 공당 대표가 공언을 한 사안인 만큼 손바닥 뒤집듯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3월 중순 이후부터는 다시 전 국민 지급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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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지원]與 "4차지원, 선별지급 우선" 선회
이낙연, 2일 "선별-보편 함께 협의".. 14일엔 "대상 두고 시간 끌면 안돼"
4·7보선 전 지급 위해 현실적 선택
野, 즉각 "선거용 돈풀기" 공세.. "아예 선거 전날 주지 그러냐" 비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전달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4차재난지원금 지급 정책과 관련해 “피해를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피해 지원부터 논의하겠다”면서 ‘선(先)선별, 후(後)전 국민’ 방침을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지급 대상을 두고 시간을 끄느라 실제 지원이 늦어져선 안 된다.”(이 대표·14일 연합뉴스TV 인터뷰)

‘보편·선별 동시 지원’을 고집하던 민주당이 14일 ‘선별 우선 지급’으로 결국 한발 물러섰다. 앞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로 선을 그은 가운데 4·7 재·보궐선거 전 실제 지급이 이뤄지려면 선별 지급이라도 우선적으로 추경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계산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현 재정 상황에서 보편과 선별 지급을 동시에 해낼 수가 없다”며 “재·보궐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민주당이 현실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 3차보다 규모 커질 듯

민주당은 지급 대상을 두고 일보 후퇴한 대신 지급 규모 확대 카드를 내세웠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설 민심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명한 것은 (4차 재난지원금이) 3차보다는 더 두터워야 하고 넓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넓게는 제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고 두텁게는 현장 고통에 근접해 지원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차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매출 상한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좀 더 상향해서 (지원 대상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대상이) 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2·3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소상공인 지원 기준을 연매출 4억 원 미만으로 설정했는데, 이번에는 매출액 상한을 높여 지원 대상을 늘리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도 선별 지급으로 가되 지급 규모와 범위는 3차 재난지원금 때보다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가 9조30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은 최소 10조 원 이상으로 편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급 시기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추경안을 2월 중 편성해 3월 초 국회에 제출하고, 늦어도 3월 후반기부터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게 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는 “기존에 편성된 본예산의 지출을 구조조정하는 방법과 불가피하게 국채를 발행하는 방법이 있다”며 “(일부) 지출 구조조정이 가능하겠지만 모자라는 것은 국채 발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즉각 “선거용 돈 풀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아예 ‘선거 전날인 4월 6일에 지급하지 그러냐’는 냉소가 만연할 정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재난지원금 지급은) 재·보선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 與 “전 국민 지급 안 하겠다는 것 아냐” 여지

다만 민주당은 ‘말 바꾸기’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안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 발언을 다시 한 번 확인해드리겠다”며 “‘전 국민 지원과 맞춤형 지원을 함께 하겠다. 경기 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은 코로나19 상황을 보고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때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11일 채널A 인터뷰에서도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한 것은 (논의 테이블에) 같이 올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라며 “동시 집행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전 국민 지원은 공당 대표가 공언을 한 사안인 만큼 손바닥 뒤집듯 포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3월 중순 이후부터는 다시 전 국민 지급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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