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코로나 여파 없다"..눈치싸움 치열해진 M&A 시장
"코로나 없다?"..매각가 조정 매물 전무
원매자들 '비싸게 사느냐, 포기냐' 고민
"눈치싸움 예년보다 더 치열해질 것"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조정된 매물이 없다.”
최근 만난 한 외국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인수합병(M&A) 시장 전망을 묻는 말에 “생각보다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하우스별 드라이파우더(블라인드펀드 내 미소진 금액)가 풍부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여파가 희미해지면서 저평가 매물을 잡을 기회도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설날을 기점으로 M&A 큰 장(場)이 열릴 조짐인 가운데 매각 측과 원매자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발(發) 충격이 컸던 지난해만 해도 매각가 할인 경향이 뚜렷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이슈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어서다. 수익을 최대한 내려는 매각 측과 ‘오버페이’를 피하려는 원매자들이 어떤 협상 전략을 들고 나올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매각에 나설 매물로는 이베이코리아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의 요기요,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W컨셉과 대한전선(001440)을 비롯해 잡코리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 로젠택배, 뚜레쥬르, 대성엘텍(025440) 등이 꼽힌다.
몸값만 수 조원인 라지캡(시가총액 상위 기업) 매물은 물론 해당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온라인 플랫폼, 식음료(F&B), 제조업 등 종류도 풍성해졌다.
여러 매물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선 상황이지만 매각가에 있어서는 지난해와 같은 에누리를 찾을 수 없는 모습이다.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매각 측은 밸류에이션 유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게 매각 시기 조율이다. 지난해 매각에 나섰던 이베이코리아와 잡코리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 로젠택배 등은 코로나19 여파에 매각 타이밍을 1년 미룬 뒤 재차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같은 기간 매출 신장이 이뤄진 경우 마케팅 포인트로 쓰기도 한다. 예컨대 스카이레이크가 매각을 진행 중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 법인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한 약 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매자들에게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원매자 “비싸게라도 사느냐, 마느냐” 고민
같은 기간 보유지분을 줄이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움직임도 늘고 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달 25일 블록딜 방식으로 대한전선 주식 4230만8373주를 1주당 1098원(총 464억 규모)에 처분했다. 주식 매각으로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니케(NIKE)의 대한전선 보유 주식 비율은 54.94%에서 50%로 4.94%포인트 감소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도 매각에 나선 대성엘텍 주식을 지난달 800만주(지분율 8.02%), 이달 8일 160만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율을 30.36%로 낮췄다.
업계에서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보유 지분 매각으로 원매자들과의 협상 때 가격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인수 6~8년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매각 시점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허용 범위에서 지분을 털어내 매각을 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을 해야하는 매물의 경우 주어진 기간 내 엑시트에 성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더 크다”며 “지분 정리를 통해 인수를 고려하는 원매자들의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원매자 입장에서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전략’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매각전에 나서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진 상태다. 회사 내부적으로 ‘무조건 사수하라’는 방침 없이는 매각전에 뛰어들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 사례를 보면 (본인들이 산정한) 밸류에이션 아래에 있다고 판단되는 매물에 공격적인 인수 의지를 관철시키면서 인수까지 이끌어 냈다”면서도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들은 밸류가 전체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보니 협상 과정에서 어떤 변수나 합의점을 이끌어낼지가 막판까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영·이다영의 배구출신 모친 김경희도 '소환'.."희생해야"
- 벤츠 타는 박인비, 아우디 모는 박성현..수입차 후원도 여자골퍼에 쏠려
- 문준용 "곽상도, '내가 대통령 아들이기 때문에' 궁색한 주장"
- '아직 안 오른 주식 있을까'…관심 쏠리는 저평가株
- “재난지원금 보편 지원 부적절…전국민 지원 비효율적"
- 최대명절 ‘김정일 생일’ 앞둔 北…무력도발 나설까
- 이재명 `독주`에 견제 본격화…불 붙은 복지 논쟁
- [골프樂]김효주 “얼굴 좌우로 돌지 않게 머리 고정…정확한 샷 비결이죠”
- 연휴 마친 文대통령, 임기말 개각 밑그림 그렸을까?
- 낮아진 경찰공무원 장벽...'경공딩'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