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보편 지원 부적절..전국민 지원 비효율적"
"4차 재난지원금, 코로나 무풍지대 제외하고 지원해야"
"부동산 정책 피해자 양산, 세금 줄이고 청년 지원해야"
"금리 올리면 경기 찬물..한은, 상당기간 금리 완화해야"
강동수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원장은 최근 세종시 소재 한국개발연구원(KDI)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 이같이 제언했다. 당정이 4차 재난지원금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를 앞둔 가운데 ‘코로나 무풍지대’를 빼고 지급하자는 의견을 낸 것이다.
강 연구부원장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맡는 KDI에서 경제전략연구부·지식경제연구부·시장정책연구부·공공경제연구부 등 4개 연구부와 규제연구센터, 경제전망실, 북방경제실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강 부원장은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조교수, 기획재정부 부총리 선임자문관을 거친 국내에서 손꼽히는 거시경제 전문가다.
“국가채무 5년새 410조↑…속도 굉장히 우려돼”
강 부원장은 4차 지원금 관련해 “재정이 한정돼 있는데 보편 지원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별지원이 그 대상을 선정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문제라면 우선 받지 않아야 할 대상을 거르는 식으로 선별지원과 보편지원을 결합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 부원장은 “보편 지원이 소비진작에 아예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재정을 다른 데 쓰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작년 12월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진작 효과가 30% 수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강 부원장이 선별지원을 강조한 것은 국가채무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기재부 추산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 2000억원에서 집권 마지막 해인 2022년에 1070조 3000억원으로 불어난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6%에서 50.9%로 껑충 뛰어오른다.
강 부원장은 “현재 국가채무 수준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 증가 속도는 굉장히 우려할만하다”며 “가만히 놔둬도 국가채무가 누적되는 구조여서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급속한 고령화로 재정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정 부담까지 더해져 국가채무에 상당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원장은 25번째 대책까지 나온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시장가격으로 거래되는 공급이 급감한 상태에서 보유세를 올리면 보유세 인상분의 대부분이 전가될 수 있다”며 “정부가 정책으로 원래 기대했던 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 예상치 못한 피해자를 만들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세금을 높이면 사람들이 그에 따라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대응책을 강구한다”며 “정책이 정교해야 하고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동안 부동산 대책은 충분한 공감대를 이루지 못했다. 깜짝 발표로 이뤄지다 보니 기대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부원장은 제도를 보완해 정책 효과를 끌어올릴 것을 제언했다. 그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며 “단기적으로는 매물을 막고 있는 부동산 세금에 대한 완화를, 장기적으로는 수요에 부응한 공급을 확충하는 가운데 특히 청년층을 위해 부동산 대출규제 및 청약제도에 대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3%대 성장률, 한은 인내 굉장히 중요”
강 부원장은 오는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경제회복을 위해선 재정 및 통화 정책이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작년 11월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이같이 3%대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긴축 조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강 부원장의 주문이다.
강 부원장은 “물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면 통화당국(한국은행)으로선 금리 상승의 유혹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현재의 완화적 기조가 상당 기간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부원장은 “과거 금융위기 선례를 보면 금리 상승이 섣부르게 이뤄지면 경기회복 불씨가 꺼진다. 이를 복원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절대적으로 통화와 재정정책의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통화당국의 인내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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