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에 '비대면 대출' 거부한 은행..법원 "장애인 차별"

백인성 2021. 2. 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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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영향으로 요즘 은행에서도 대출과 같은 상품을 비대면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죠.

하지만 장애인에게는 다르게 적용되는 걸까요.

한 은행이 비대면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음에도, 청각장애인의 비대면 대출 신청을 거절하고 방문을 요구 했는데요.

이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손해배상을 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백인성 기잡니다.

[리포트]

중증 청각장애인 A 씨는 2019년 한 수도권 저축은행의 대출 광고를 봤습니다.

영업점 방문 없이 빠르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 씨는 청각장애인의 의사 소통을 돕는 손말이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수화 통역사와 함께 전화로 생활비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은 지점을 직접 방문해 본인 확인을 거치라고 요구했습니다.

청각장애인은 전화상으로는 대출이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A 씨는 비대면으로 본인 확인과 대출 심사를 할 수 있는데도 직접 방문하라는 건 차별이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은행 측은 손말이음센터 상담원을 통해선 본인 인증이 어려워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A 씨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은행의 대출 거절은 장애를 사유로 유선으로 제공 가능한 대출 서비스의 제공을 제한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휴대폰 인증이나 공인인증 번호를 누르는 형태로 손말이음센터 상담원을 통해서도 본인 인증이 가능했다며, 은행 측 거절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김태헌/변호사/A씨 소송대리인 : "금융기관이 비대면 대출 서비스에서 청각장애인에게 청각장애를 사유로 직접 지점 방문을 요구하며 대출 진행을 거절한 행위는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은 은행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해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며 A 씨에게 위자료 30만 원을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윤성욱/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최민영

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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