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근로자 월 18일 근무"..손해배상 기준 바꿔

<앵커>

사고를 당해 일을 못 하게 되면 한 달에 며칠 일하는지를 계산해 손해배상 금액을 결정하죠. 그 기준이 애매할 때는 일용직 근로자가 보통 인정받는 한 달 22일이 적용되고는 했었는데, 이것을 18일로 줄인 판결이 나왔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배준우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60대 여성 A 씨는 지난 2014년, 서울의 한 병원에서 관절염 치료를 받다 의료사고로 한쪽 발목을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과 2심 모두 의료진 과실을 인정했지만, 손해배상 액수를 다르게 산정했습니다.

손해배상 액수를 정하려면 일 실수입, 즉 사고 발생으로 잃어버린 A 씨의 장래의 소득을 계산해야 하는데, 1심 법원은 무직이던 A 씨에게 일용직 근로자가 관행적으로 인정받는 한 달에 22일 일한 걸로 계산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달랐습니다.

22일보다 나흘 줄인 18일만 인정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고 대체공휴일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10년간 일용직 종사자의 월평균 근로 일수가 '17.7일'이라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은 2심에서 700만 원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박지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하나의 기준점을 제시해주는 사안이기 때문에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 되잖아요. 그렇게 보면 대법원에서 그런 기준을 재검토해서….]

하지만 이번 경우는 직업이 없거나, 자신의 근무 일수를 증명할 수 없을 때 법원이 적용하는 기준입니다.

이에 따라 자신의 근로 일수를 따로 주장하거나 근로 형태가 다른 직업일 경우에는 근로일 인정 기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CG : 류상수)

배준우 기자ga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