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상장으로 베일벗은 쿠팡 경영

정유미 기자 2021. 2. 1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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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쿠팡 본사의 전경. 연합뉴스
코로나 수혜로 작년 매출 13조원 넘자 미국 진출 자신감
작년 고객 1485만명, 1년 새 26% 늘어…유료회원 32%나
내달 상장 성공 땐 1조원 ‘실탄’ 확보로 신사업 확대할 듯

온라인 쇼핑몰·플랫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이르면 다음달 뉴욕증시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쿠팡의 경영 상황도 상장 신고서 등을 통해 속속들이 공개됐다.

쿠팡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제출한 신청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19억7000만달러(약 13조2500억원)로 2019년 7조1000여억원보다 91% 정도 늘었다. 적자 규모는 4억7490만달러(약 5257억원)로 2019년 7205억원보다 1500억원 정도 줄었다.

쿠팡 매출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3년에는 478억원에 그쳤지만 2년 만인 2015년 1조13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2017년에는 2조6813억원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2018년 4조원, 2019년 7조원, 지난해에는 13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매년 2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16년 5652억원, 2017년 6228억원, 2018년에는 1조1383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적자 규모는 2019년 7488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5257억원까지 줄었다.

최근 쿠팡 매출이 급증하고 손실 규모가 가파르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 세계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191%) 증가했다. 특히 기업가치 산정에 발목을 잡아왔던 적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여전히 적자가 5000억원대에 달하지만 코로나19 방역 비용으로 5000억원을 추가 지출한 점을 감안하면 흑자 전환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문만 무성했던 미국 증시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 같은 실적 개선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쿠팡 고객층이다. 지금까지 쿠팡을 단 한 번이라도 이용해본 적이 있는 ‘활성고객’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485만명으로 2019년 4분기 1180만명보다 25.8% 늘었다. 4800만명으로 추정되는 한국 인터넷 쇼핑 인구의 30.9%에 달한다. 또 이들 고객의 1인당 순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56달러(약 28만3000원)로 2019년 4분기 161달러(약 17만8000원)보다 59.0% 증가했다. 매달 2900원을 내는 쿠팡의 유료회원제인 ‘로켓와우’ 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이들 고객의 32%를 차지했다. 로켓와우 회원의 구매 빈도는 일반 가입자의 4배 이상이나 된다.

쿠팡 가입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매액이 늘었다. 2016년 첫 구매를 했던 고객은 2017년 첫해의 1.37배를 썼다. 이후 2018년에는 1.8배, 2019년에는 2.7배, 지난해에는 5년 전보다 3.5배를 더 썼다. 2017년 가입자는 가입 첫해보다 지난해 3.46배, 2018년 가입자는 2020년 3.6배를 더 지출했다. 상장 주식 수와 공모가 범위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최소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상장에 성공할 경우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 등 신사업 확대와 물류시설 확충에 필요한 실탄에 여유가 생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초 알려진 나스닥보다 시장 규모가 큰 뉴욕증시에 진출한다는 것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그만큼 세계적으로 더 인정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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