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안 또 부결..다음 대선 출마 길 열려
트럼프 "마녀재판" 정치 재개 시사
민주당 '출마 저지' 다음 카드 염두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두번째 탄핵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24년 대선 출마의 길이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정치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미 상원은 13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탄핵심판 표결에서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민주당 의원 50명 전원과 공화당에서도 밋 롬니 의원 등 7명이 유죄 의견에 표를 던졌지만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67표엔 미치지 못했다.
탄핵심판의 쟁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6일 발생한 의사당 폭동에 책임이 있느냐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를 인준하기 위한 의회 회의가 열리기 직전, 지지자들을 향해 “대선 결과는 사기”라며 “지옥처럼 싸우라”고 선동했다. 집회 이후 지지자들은 의사당을 습격했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을 포함해 4명이 숨졌다. 탄핵안 심사 과정에서 경찰관 두 명이 폭동사건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도 공개됐다. 폭동 직후엔 공화당 내에서조차 탄핵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이번 탄핵심판에서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지키기’에 동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미 역사상 최악의 마녀재판이었다”고 탄핵심판을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나는 여러분과 공유할 게 많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놀라운 여정이 계속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혀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CNN의 정치분석가 해리 엔튼은 “트럼프는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다음 대선 후보이고, 공화당은 트럼프를 제거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탄핵안이 부결된 후 “취약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는 입장을 냈다.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를 막기 위해 다음 카드를 빼들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폭동이나 반란에 관여한 사람은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제14조 3항을 동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 금지를 놓고 표결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부동산 거래 의혹에 대한 뉴욕 검찰 수사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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