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단일후보 경쟁력 가릴 토론회 시작 전부터 삐걱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야 대표주자를 가릴 토론회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첫 TV 토론회는 무산 위기에 놓였고, 더불어민주당 주자인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토론회를 앞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제3지대 단일화에 합의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원래 15일 TV 토론회를 시작으로 2차례 가량 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1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첫 단추가 될 15일 TV 토론회는 사실상 무산됐다.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국민의당은 14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금 전 의원 측에 단일화 실무협상 거부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15일로 예정된 TV토론이 일정상 차질을 빚게 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원만한 단일화를 위해서는 상호 간의 이해와 진정성이 중요하다. 금 전 의원 측은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토론이 열리기를 공개적으로 희망한 만큼 거부하고 있는 단일화 실무논의에 즉각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안 대변인은 "방송사 선정과 TV토론의 형식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고집으로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라며 "조속히 실무논의를 재개해 차이점을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측은 TV토론과 인터넷방송 등 다양한 토론회를 제안했으나 금 전 의원 측이 TV토론을 고집해 토론회가 차질을 빚게 됐다고 주장했다. 안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통보받은 바로는 단일화 후보 협상에 대해서는 한 후보당 한 번의 TV토론만 가능하다고 한다. 저희는 이번에 단일화로 토론회를 한다면 다음 TV토론에는 못 나가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포용하고 양보하려고 했으나 방송사 선정도 거의 통지를 받다시피한 상황이어서 실무적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특히 토론회를 최소한의 형식을 갖출 것을 요구했으나 금 전 의원 측이 난상토론 방식을 고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 전 의원 측의 의견은 달랐다. 금 전 의원은 "1차 TV토론을 공지대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아직 실무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면서 "애초 설 전에 토론회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고 토론 횟수도 가급적 많이 가질 것을 희망했으나 제 입장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측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단일화 합의를 하고 보름이 지나도록 실무협상만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선 유감이라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시민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후보들 사이의 진지한 토론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미리 정해진 질문에 외워 온 답을 말하는 식이 아니라 후보 간 치열한 공방만 보장된다면 토론 형식이나 기타 사항에 대한 안 대표 측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자꾸 제자리로 돌아가서 원점에서 논의를 하자고 돼 있어서 과연 토론을 하고 싶은 것인가 하기 싫은 것인가 그런 의구심이 든다"면서 "횟수, 시기에 대해서 저희가 다 양보했다. 그냥 통상의 방법에 따라 공정하게 후보들이 자유롭게 공방을 버릴 수 있는 토론이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민주당도 15일 예정된 토론회 전 후보 간의 설전이 오갔다. 선전포고를 한 쪽은 우 의원이다.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내 경쟁자인 박 전 장관에게 "공약이 추상적"이라고 공격했다. 우 의원은 구체적으로 △특정 분야에 국한된 빈약한 공약 △주4.5일제 입장 번복에 대한 신뢰성 △협치 서울에 부족한 후보라는 비판 등 세 가지 의문점을 제시했다. 우 의원의 도발에 박 전 장관 측은 "TV토론에서 충분히 토론할 수 있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은 15일과 17일 2차례 TV토론을 진행한 뒤 프레젠테이션을 겸한 정견발표를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과 19일 후보 간 1대 1 토론회, 25~26일 합동 토론회를 연다.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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