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탄핵도 면한 트럼프.. 셈법 복잡해진 민주·공화, 견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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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탄핵 국면이 종료되면서 워싱턴 정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 추진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일단 탄핵안을 부결시키기는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 시도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기 때문이다.
탄핵안 부결을 주도했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막상 부결 직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ㆍ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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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내란 가담 공직자 출마 금지' 카드 검토
공화, 트럼프 책임론 제기.. 내분 가능성 고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탄핵 국면이 종료되면서 워싱턴 정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 추진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그를 저지해야 하는 ‘친정’ 공화당과 여당 민주당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① 트럼프 탄핵안 예상대로 부결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 탄핵심판 표결에서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씩 양분한 상태였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서는 상원의원 전체 100명 중 3분의 2가 넘는 6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지만 미치지 못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 7명이 유죄 선고에 찬성했지만 10명이 부족했다.
이로써 지난달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입, 닷새 뒤 하원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로 시작된 탄핵 국면이 34일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9일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시작된 지 닷새 만에 표결까지 마친 역대 최단 속도전이었다.
②‘마녀사냥’ 강력 반발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탄핵안 부결 후 곧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0일 퇴임 뒤 숨죽이고 있던 그가 반격에 나선 셈이다. 그는 부결 직후 성명에서 “(상원의 탄핵 심판은) 미국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의 또 다른 단계였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GAㆍ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우리의 역사적, 애국적,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을 했을 뿐”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수개월간 여러분과 공유할 게 많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7일 여론조사기관 해리스X를 인용, 공화당 지지층의 6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신당 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당을 장악하고, 2년 뒤 대선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③민주·공화, 트럼프 처리 ‘동상이몽’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도전을 막기 위해 추가 표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내란과 모반에 가담한 공직자는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는 수정헌법 14조 3항을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막는 방안이 거론된다. 상ㆍ하원 각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지만, 19세기 남북전쟁 당시에 적용했던 조항이 지금도 적법한지는 사법부 판단을 거쳐야 할 가능성도 높다.
이날 캠프 데이비드에서 휴식 중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결 후 성명에서 “혐의의 본질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탄핵 숙제가 끝난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안 통과와 행정부 지명자 상원 인준 절차 진행을 두고 의회정치에 집중할 전망이다.
가장 고민이 많은 곳은 공화당이다. 일단 탄핵안을 부결시키기는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 시도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기 때문이다. 탄핵안 부결을 주도했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막상 부결 직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ㆍ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ㆍ형사상 책임 가능성도 거론했다. 탄핵 자체는 막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문제가 많다는 지적으로, 공화당 주류의 경계 메시지가 담겼다.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12일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대를 저버린 걸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끼던 인사들도 그와 선을 긋기 시작하면서 공화당 내분이 예고되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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