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영국 언론' 탄압..반중동맹 '약한 고리' 파고드나
이코노미스트 "중국 강력한 제재" 전망
(서울=뉴스1) 이우연 기자 = 중국이 최근 자국 내 방영 중인 영국 BBC 월드 뉴스채널을 금지했다. 이를 두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중동맹의 가장 '약한 고리'인 영국에 대한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방송텔레비전총국(國家廣播電視總局)은 지난 12일 영국 BBC 월드 뉴스의 중국 관련 보도가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등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BBC가 제출한 1년 방송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를 이달 초 영국 미디어규제기관 오프콤(Ofcom)의 중국 국제 위성 방송인 중국글로벌TV네트워크(CGTN)의 방송 면허 취소에 대한 보복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은 BBC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문제 보도를 문제 삼으며 영국과 갈등을 겪었다.
언론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 이전에도 양국 간 긴장감은 꾸준히 고조돼왔다. 우선 중국에 우호적이던 영국이 급격히 달라졌다. 지난해 영국은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퇴출하기로 했다.
이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지난달 31일부터 홍콩인들을 대상으로 5년간 영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비자 신청을 받고 있다. 최근 일본과의 외무·국방 장관(2+2) 회담에서 항공모함의 연내 인도·태평양 지역 파견 의사를 밝히며 중국 견제를 암시하기도 했다.
영국은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탄압을 이같은 행동의 이유로 내세운다. BBC는 "중국과 영국의 관계는 최근 몇달 간 홍콩을 둘러싸고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3개의 미국 신문사의 기자들을 쫓아내는 등 지난 2년 동안 중국은 해외 언론을 조직적으로 차단하거나 금지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눈을 넓히면 '중국 때리기'에는 영국만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보인다.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연합으로부터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영국뿐 아니라 호주,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들이 미국과 발맞춰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호주는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표적 국가다. 지난해 호주가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원인 규명을 공식적으로 촉구하자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보리, 와인, 석탄 등의 수입을 제재했다. 지난해 중국 관영매체의 중국계 호주인 앵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갑작스럽게 구금되는 일도 있었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2019년 일어났다. 캐나다가 멍완저우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 인도하기 위해 체포하자, 중국에서 캐나다 국민을 억류하는 식으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미국도 발 빠르게 영국 힘 싣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관련된 BBC 보도에 대해 미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경고했고, 중국의 BBC 방송 취소에도 "중국은 방송과 플랫폼이 중국 내에서 자유롭게 운영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에 대한 중국의 견제도 거세질 전망이다. 영국을 '반중(反中) 동맹'의 약한 고리라고 판단해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앞으로 영국 기업에 호주처럼 높은 수준의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직 외교관 찰스 파튼은 이코노미스트에 아스트라제네카, 재규어랜드로버, HSBC 등의 기업이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차갑게 복수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지난 9일 실린 한 칼럼도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미국에 영구적으로 결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어 영국이 중국에 대항하는 '앵글로스피어(Anglosphere, 영어권 국가)'와 함께 대영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며 "앵글로스피어에 대한 요구는 (영미권의) 힘이 아닌 나약함과 쇠퇴에서 나온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serendipit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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