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뜬다는데 '신주' 살까 말까

신주인수권 거래 어떻게
대한항공·한화솔루션 등
유상증자때 신주 살 권리
기존 주주들에 먼저 부여
신주 발행가격 비싸거나
기존 주가 오르지 않을땐
신주행사권 안쓰는게 유리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앞으로 항공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해 대한항공을 매수했던 40대 초반의 민 모씨는 최근 주식계좌에 '대한항공 46R'를 발견했다.

'대한항공 46R'를 매수한 기억이 없는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일반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도록 매수·매도 버튼이 있었다. 그런데 해당 버튼은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아 매매가 되지 않았다.

한화솔루션과 대한항공 등 최근 유상증자를 단행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증권계좌에 '주식명+숫자+R'로 이름 지어진 무언가가 입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생긴 신주인수권이다. 모든 주주가 받는 것은 아니며 신주 배정 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구주주(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게 부여된다. 한화솔루션과 대한항공의 신주 배정 기준일은 각각 1월 19일, 1월 26일로, 이들이 받은 신주인수권은 각각 '한화솔루션 47R' '대한항공 46R'다.

한화솔루션 신주인수권인 '한화솔루션 47R' 1개 권리를 보유하면 4만4900원의 신주 발행 예정 가격에 신주 1주를 살 수 있다. 현재 거래되는 주식, 즉 본주의 주가와 신주 발행 가격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신주인수권 자체가 가치를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일반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된 후 일정 기간(통상 5거래일) 사고팔 수 있어 구주주가 아니어도 신주인수권을 사면 신주 발행 가격에 신주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신주를 받고 싶지 않다면 신주인수권을 팔면 된다. 신주 발행 가격은 신주인수권 거래가 끝난 후 최종 결정되며, 신주인수권을 거래 기간이 지나도 보유하고 있다면 신주 인수를 행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민씨처럼 신주인수권을 받은 주주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주를 받고 싶지 않다면 신주인수권 거래 기간 동안 신주인수권을 팔면 된다. 신주를 발행 가격에 매수하고 싶으면 신주인수권을 보유한 채 청약을 한 뒤 돈을 내고 사면 된다. 만약 신주인수권을 팔지 않거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신주를 사지 않는다면 신주를 발행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날리게 된다.

신주인수권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신주인수권 가격이 예상과 달리 움직인다는 데 있다. '한화솔루션 47R'가 처음 거래되던 지난 5일 가격은 8000원에서 시작해 장중 2만450원까지 3배가량 급등했다. 이론적으로 '신주인수권 가격=본주 가격-신주 발행 가격'인데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도 신주인수권 가격(1만250원)은 '한화솔루션 본주(5만4200원)-신주 발행 예정가(4만4900원)=9300원'보다 높게 거래됐다. 즉 본주가 오르거나 향후 확정될 신주 발행 가격이 내리지 않는 이상 신주인수권이 이론가격보다 비싸게 형성된 셈이다. 이때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신주를 받는 것보다 아예 본주를 사는 것이 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신주인수권의 이상 급등 현상을 우선주의 경우처럼 거래량이 많지 않은 주식의 주가흐름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아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매매하지 말 것을 조언하나, 만약에 매매한다면 본주와의 가격 차이를 보고 적정한 선에서 사거나 팔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화솔루션 47R는 15일까지이며, 대한항공 46R는 2월 16일부터 22일까지 매매(상장)된다.

■ <용어 설명>

▷신주인수권 : 말 그대로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신주인수권이 있으면 신주 발행 가격에 신주를 받을 수 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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